제목 지금은 세계 대공황 이후의 최악의 금융 위기
작성자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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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7132 등록일 2008/8/2 (13:16)

조지 소로스 “지금은 세계 대공황 이후의 최악의 금융 위기” [조인스]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 “현재 상황에선 돈을 까먹지만 않아도 잘 하는 것”

세계 금융의 대부(代父) 조지 소로스(78)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상황을 “세계 대공황 이후에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의 새 책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마련된 조선일보 2일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택 버블 위에 25년간 유동성 버블이 얹혀 수퍼 버블(super bubble)을 만들었다. 이제 더 이상 거품을 지탱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고, 미국 주택대출시장은 완전히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소로스 회장의 암울한 진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말 그는 ‘금융 재앙’과 ‘세계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했다. 그때마다 그는 ‘거짓 예언자’로 전락했다. 두 차례 예언 실패로 미 언론은 그에게 ‘양치기 소년’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번엔 그의 예언이 맞을 것인가?

소로스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만큼은 자신의 종말론적 금융 예측이 맞을 거라고 장담했다. 요즘 같은 위기 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가 지금까지 돈을 잃지 않았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소로스 회장과 조선일보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의 금융 위기는 얼마나 심각한가.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지금을 가리켜 수퍼 버블(super bubble)이라고 하는 것은 주택버블 위에 지난 25년간 유동성 버블이 얹혀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신용 팽창이 있었다. 모든 버블에는 자산가치가 불어나는 현실과 이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인식이 결합되어 있다. 내가 ‘재귀(reflexivity)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재귀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은 전통 이론이 얘기하는 것처럼 균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 낙관과 비관 사이를 오간다. 시장이 항상 옳다는 시장 근본주의(market fundamentalism)는 틀렸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작년 고점 대비 20%가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을 뿐이다. 어떤 근거로 최악이라고 하는가.

“지난 25년간 수차례 금융 위기가 있었고, 그때마다 정책당국이 개입해 시스템 붕괴를 막아왔다. 이는 투자자와 일반 대중의 자신감을 강화했다. 정책당국이 늘 책임져 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다. 결과적으로 과거의 위기들은 신용 팽창을 가속화했고, 잘못된 시장의 자신감을 강화시켜 버블을 교정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이런 순환이 불가능한 지점에 도달했다. 정책당국은 이번에도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있다. 금리를 낮췄고, 재정을 늘렸지만, 금융회사들의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일반 경제도 하강 중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나빠지겠나.

“어떤 식으로 더 악화될지 예견하는 것은 힘들다. 다만, 이번 위기는 훨씬 광범위하다. 금융시스템은 과거 위기 때보다 타격을 더 받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부문만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매우 약해졌다.“

―대공황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대공황의 교훈 때문이다.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정책당국은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어떤 일이든 할 것이다. 하지만 모기지와 주택대출시장은 완전히 붕괴됐다. 모기지 보험회사는 매우 불안하고, 정부는 이제 모기지증권 발행회사인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 주택 가격은 아직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오를 때 지나치게 올라서, 떨어질 때는 더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 모기지 금융을 얻기는 더욱 힘들고, 금리는 올랐는데, 주택 공급은 오히려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기지를 갚지 못해 집을 잃었고, 이게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일본 식의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다. 현재 미국의 상황이 당시 일본의 상황과 비슷하다”.

―미국 경제가 언제쯤 바닥을 치겠는가.

“올해는 절대 아니다. 주택시장은 내년에 바닥을 칠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매우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하강 속도가 오랫동안 지속될 순 없다.”

―주택시장은 내년에 바닥을 칠 수 있지만,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바닥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가.

“모르겠다. 다만 주택시장은 내년에 바닥을 칠 것이다. 아주 늦어도 내후년엔 살아난다.”

―수퍼 버블의 종언을 예언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세상 모든 버블이 끝난다는 의미인가.

“아니다. 수퍼 버블이 터지고 있는 와중에, 석유와 상품시장의 거품을 보고 있지 않는가. 모든 버블의 끝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금융시장은 버블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우리는 버블이 크는 것을 중단할 수 없으며, 다만 소비자 가격을 조절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통제할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통제 밖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시장이 버블을 조장할 수 있다.”

―상품시장의 버블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상품시장 버블은 중단될 것이다. 미국 소비가 줄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버블이 붕괴하는 게 아니라면, 투자자들이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있지 않겠는가.

“정부 발행 물가 연동 채권(TIPSㆍ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손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 연동 채권은 기본지급 이자가 일반 채권보다 낮다. 은신처로 피하려면 벌금을 내야 한다.”

―당신은 금융위기 때마다 큰돈을 벌었다. 지금의 위기에서 당신처럼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렵다. 돈을 벌기 매우 어렵다. 지금은 엄청나게 부(富)를 파괴하는 시기다. 만약 부를 보전하고 있다면, 매우 잘하고 있는 거다. 돈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매우 적고, 대부분은 돈을 잃고 있다.”

―당신은 전체 경제의 방향을 예측해 돈을 넣는 매크로 투자로 유명하다. 지금 당신의 매크로 포지션은 어느 쪽인가.

“일반적으로 네거티브 사이드다.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당신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작년에도 돈을 벌었다. 어떻게 벌었는가.

“지난해 투자 전략은 중국과 인도였다. 매우 성공적이었다. 반면 미국시장에서는 손실에 대비해 보호장치를 걸어두었다. 작년에 거둔 투자 수익의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에서 나왔다. 올해는 두 시장에서 손실을 보았지만, 복합투자(composite)를 해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을 잃지는 않았다. 하지만 돈을 벌지도 못했다.”

―중국과 인도는 계속 유망한가.

“두 시장에 대한 현재의 전망은 몇 년 전과 비교할 때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 위협과 낮은 수익성 등 두 시장 역시 문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 정책당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은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 이미 많은 일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피할 수 없는 것은 과거의 실수가 낳은 결과물이다. 규제당국은 시장 자체에 규제를 맡겨 놓는 바람에 규제에 실패했다. 그 부작용을 지금 겪고 있고, 이는 피할 수 없다.”

―한국에선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199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한국은 위기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의 주변부에 있다. 한국이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블과 위기는 전염성이 있지 않은가.

“물론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국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주된 위협이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 위협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

“엄청나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 경제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상품 가격이 다시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한국도 내년부터 헤지펀드를 도입한다. 헤지펀드의 대부로서, 앞으로도 헤지펀드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는가.

“헤지펀드는 돈을 관리하는 매우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수단이다. 헤지펀드는 가치 있는 선진 금융수단이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빚을 끌어다 투자하는 레버리지(leverage)기법을 사용한다. 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위험도 있다.”

―헤지펀드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인가.

“헤지펀드가 동원하는 신용 규모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당신은 당신의 돈을 이용해 헝가리를 포함해 옛 소련 블록 국가들이 개방사회로 나가도록 도왔다. 북한에도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북한 당국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헝가리 이민자로서 당신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가.

“부친이 내게 준 교육 덕분이다.”

―당신처럼 성공을 꿈꾸는 전세계 젊은이에게 조언한다면.

“비판적인 사고(critical thinking)를 하라. 그리고 실수할 때 깨닫고 고쳐라.”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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