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국 금리 인상 우려 기우인가? 작성자 김석중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4842 등록일 2006/5/25 (10:24) [김석중의 증시 맥 짚기] 미국 금리 인상 우려 기우인가? 수익률 곡선 분석해 보면 앞으로 또 오르기는 힘들 듯 미국의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5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5월 셋째 주 아시아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주식 시장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것이다. 투자자의 이런 향후 금리수준에 대한 우려가 잘 반영돼 있는 것이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다. 수익률 곡선이란 특정 시점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나 만기만 다른 채권을 대상으로 잔존기간과 수익률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수익률 곡선에는 경제 주체들의 향후 금리와 경기 전망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있다. 2004년 6월 29일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차례에 걸쳐 기준(목표) 금리를 인상했다. 따라서 단기 금리는 상승한 반면 장기 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 연준의 이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불식시키고, 과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선제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같은 기간 중 정책금리는 1.0%에서 5.0%로 대폭 인상된 반면 장기 금리(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기준)는 0.61%포인트 상승에 그친 것이다. 대표적 장기 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로 보면 5.2%다. 결국 단기 금리는 대폭 인상된 반면 장기의 상승폭은 그만큼 크지 않아 수익률 곡선 모양이 평평한(flat) 모습이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하다는 의미란 미국이 근뼈岵막?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의 수익률 곡선을 비교해 보자. <그림 참조> 현재 한국의 수익률 곡선 모양을 보면 미국에 비해 다소 가파르게(steep) 나타나 있다. 이는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여지가 미국보다 크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수익률 곡선 가파르기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금리 인상 필요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 5월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콜금리를 동결(4.0%)하는 결정을 내렸다. 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고 원화가 급격히 절상(가치 상승)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점이 콜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루 전날 미국은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또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정책 금리 차이는 1.0%포인트로 확대됐다. 참고로 일본은 수익률 곡선이 우리보다 더 가파르다. 한·미·일 3국 중 일본의 수익률 곡선이 가장 가파른 것이다. 이는 일본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재연 가능성과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조기에 단행되리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돼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미·일 간 금리 스프레드(차이) 확대가 된 셈이다. 결론적으로 수익률 곡선만 놓고 보면 미국은 금리를 더 이상 인상할 가능성이 낮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여지는 있지만 실제로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수익률 곡선이 3국 중 가장 가파르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주식시장이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실제로 분석해보면 그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수 급락의 속내를 제대로 들여다 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 (kim2018@goo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