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일본이 독도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작성자 김재명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4311 등록일 2006/6/13 (23:27) ‘분쟁 섬’ 불 지펴라! 일본 독도 노림수 남중국해 분쟁에서 독도 해법 찾는다 “南沙군도 둘러싼 잦은 무력충돌 동해에서 현실화할 우려 있다” 일본의 독도 도발을 규탄하는 한국의 시민단체들.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 노림수는 뻔하다.국제적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뭔가 양보를 얻어 내겠다는 태도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온 주변국들의 대응으로부터 일본은 한 수 배운 듯한 모습이다. 도대체 남중국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나? -------------------------------------------------------------------------------- 지구촌 분쟁지역을 찾을 때마다 듣는 질문이다. 묻는 이들은 대부분 남북한이 지난날 커다란 전쟁을 치렀고, 지금은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한국이 ‘분쟁지역’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맞는 말이다. 한국전쟁을 치른 지 50년이나 지난 이즈음 남북한 사이에 해빙 무드가 감돌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휴전협정 수준이지 평화협정을 맺은 것은 아니다. 국제법적으로 따진다면 아직 전쟁상태를 끝장내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이웃나라 일본이 한반도에 또 다른 분쟁사안을 안겨 줄 태세다. 다름 아닌 독도다. 우리 한국 사람들로서는 독도는 엄연히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땅이고, 따라서 영유권 분쟁이라는 잣대를 독도에 들이댄다는 것조차 말이 안 된다. “한국, 그곳도 분쟁지역 아닌가요?” 그러나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놓고 한·일 양국이 다투는 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 비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관료들과 보수언론들은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강변을 늘어놓는 중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해양조사원이 7월로 예정한 독도 부근 해류관측조사조차 트집을 잡고 있다. “한국 쪽의 조사 해역에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이다. 해양조사원은 지난 1월 2,500t급 수로측량관측선을 이용해 독도 부근 수역에 대한 해류 관측을 7월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사 대상 해역은 독도로부터 12해리 안에 있는 우리 쪽 영해. 일본이 해류조사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은 “어떻게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 띄워야겠다”는 일본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밖에 달리 풀이할 길이 없다. 한국정부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분쟁사안’으로 끌고 가지 못하도록 신경 써 왔다. 지난 4월 외교통상부는 유엔 해양법협약상 강제분쟁 해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문서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유엔 해양법협약 분쟁 해결 절차의 선택적 배제’ 선언서라는 문서는 독도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에 대비한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국가끼리의 영유권 다툼 등 각종 분쟁이 일어날 경우 어느 분쟁 당사국 한쪽이 소를 제기하면 다른 한쪽이 응소해야 재판이 이뤄진다. 이에 비해 유엔 해양법협약은 한 분쟁 당사국이 소송을 제기하면 다른 한쪽은 재판을 바라지 않더라도 이에 따라야 하는 강제적 분쟁 해결 절차를 두고 있다. 그렇지만 유엔 해양법협약은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선택적 배제를 내용으로 하는 선언서를 유엔 사무국에 기탁하면 굳이 바라지 않는 재판에 나가지 않아도 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EEZ 및 독도를 트집 삼아 일본이 국제재판소에 제소하더라도 한국은 이에 맞대응해야 할 국제법상의 의무를 지지 않게 된다. 1982년 유엔 해양법협약을 비준한 149개국 가운데 이번 독도 경우처럼 강제 분쟁해결 절차의 배제를 선언한 나라는 모두 25개국에 이른다. 지구촌 곳곳에서 적지 않은 나라가 영유권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일본 쪽의 트집은 해묵은 거리였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욱 거친 모습으로 주장해 왔다. 독도 주변을 비롯한 한국 쪽 EEZ를 포함한 해역에서 수로를 측량한다며 탐사선을 띄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그러하다.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공식 견해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독도) 점거는 국제법상의 근거도 없이 행해진 불법점거”라는 것이다. 가토리 요시노리 외무성 대변인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견해로는 ‘다케시마‘가 한국에 불법점거된 상태”라고 우겼다. 일본 쪽 주장을 요약한다면 “한국의 실효지배는 한국 쪽의 관점에 따른 표현일 뿐 불법점거의 정당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여서 머리를 갸웃거려 보니 동중국해에서 일본이 중국을 향해 해대던 말이고, 남중국해에서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을 향해 해대던 말과도 일치한다. 일본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에서 자기 나름의 전략적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것을 독도에 들이대는 모습이다. 어떤 아이디어냐고? 일단 시비를 붙여 국제사회에 그 지역은 국제법상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이고, 따라서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면서 물리적 충돌까지 벌여 사상자를 낼 경우 뭔가 양보조치를 받아낼 수 있다는 얄팍한 발상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본의 도발적 행동을 겨냥한 한국정부의 강경 입장은 동중국해에서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중국에는 하나의 거울이다. 중국 국가해양국장 쑨즈후이는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강경대응을 선언한 한국정부의 정책을 가리켜 “참고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동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순리적으로(외교적으로) 풀리지 않으면 한국처럼 대일본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 일본은 중국과도 EEZ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중이다. 그곳은 다름 아닌 동중국해 지역이다. 북위 27도7분, 동경 124도55분에서 남북 200㎞, 동서 3.6㎞에 이르는 이 해역에서 중국은 가스전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중국은 해저 파이프라인·케이블 매설 공사를 벌인다며 군함을 파견하고 주변 해역에 선박이 오가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맞서 일본은 중국이 가스 채굴에 나선다면 ‘대담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적인 경고를 하는 등 중·일 양국 간의 긴장은 차츰 격렬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거대한 반일 시위가 벌어진 배경 가운데에는 일본 민간기업의 동중국해 시추를 허용하겠다는 일본정부의 발표도 한몫했다. 일본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이 가스전을 개발하는 곳은 일본이 두 나라 EEZ의 중간선이라고 주장해 온 선을 넘어선 해역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 당국의 조처는 일본의 ‘중간선’ 주장을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간선 일대에서 가스전을 중·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해 왔다. 중국은 중간선의 훨씬 동쪽에 있는 오키나와(沖繩) 해구까지 중국의 대륙붕이 뻗어 있다며, 일본 쪽 제안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난사군도에 상륙한 중국 해병들이 입석에 중국 영토라는 글자를 새기고 있다. “바다밑 석유와 천연가스를 잡아라” 가까운 시일 안에 동중국해 분쟁이 외교적으로 풀릴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동중국해에서 일본이 이렇다 할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반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을 다퉈 온 베트남과 필리핀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실익을 챙길 전망이다. 구체적 사정은 다음과 같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들도 EEZ을 둘러싸고 서로 갈등을 빚어 왔다. 서로 주장하는 EEZ이 겹치는 탓이다. 이를테면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투나(Natuna) 섬 일대의 영유권을 놓고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가 저마다 권리를 주장해 왔다. 타이만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베트남·태국·캄보디아·말레이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목청을 높인다. 유가가 높아질수록, 석유자원이 고갈될수록, 그리고 국가경제력이 커질수록 이들 국가의 영유권 주장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문제의 남중국해는 여러 이해당사국이 저마다 영유권을 내세워 온 분쟁지역이다. 그래서 때때로 무력 시위와 유혈충돌이 벌어지고는 했다. 남중국해 북쪽으로는 중국과 대만이, 남쪽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동쪽에는 필리핀, 서쪽에는 베트남이 자리 잡고 있다. 탐사작업이 이제 막 걸음마 수준이어서 정확한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남중국해 밑에는 꽤 많은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다. 중국 지질 및 광물자원부는 남중국해에 묻힌 석유자원이 유럽과 남미의 매장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1,300억 배럴쯤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추정이 맞다면 실로 엄청난 양이다. 석유뿐 아니라 천연가스도 풍부하게 묻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반적으로 석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천연가스에 대해서는 그만큼 관심을 쏟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가 올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큰 혼란이 벌어졌고,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교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보면 천연가스가 지닌 영향력을 짐작하게 한다. 에너지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클레어 뉴햄프셔대 교수(의 저자, 한국에는 <자원의 지배>라는 제목으로 출간)는 “20세기가 석유 쟁탈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천연가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그는 올 초 미 주간지 <네이션>에 기고한 ‘천연가스의 지정학(The Geopolitics of Natural Gas)’이라는 글에서 “20세기의 에너지 석유는 점차 고갈돼 가고 있지만, 천연가스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매장량이 남아 있다. 따라서 산업화한 국가들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도 점차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이란·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상위 5대 생산국이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클레어 교수는 “앞으로 이들 국가가 천연가스 파워를 앞세운 국제정치게임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와 더불어 남중국해에 풍부하게 묻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천연가스는 21세기 아시아 분쟁의 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남중국해의 해저자원이 어느 나라에 속하느냐에 대한 해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중국과 이해 관련 당사국이 저마다 목청을 높여 영유권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남중국해에는 수백 ㎞에 걸쳐 작은 섬들이 퍼져 있다. 썰물 때가 돼야 제대로 윤곽이 드러나는 400개의 작은 섬, 암초·모래톱으로 이뤄진 이 지역을 중국은 난사(南沙)군도라고 부르며, 필리핀 같은 영어권에서는 스프래틀리 군도로 표기한다. 이 군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나라는 모두 6개국. 중국과 대만은 당(唐)나라 이래 군도를 다스려 왔다는 역사적 연고를 내세워 난사군도 전체의 영유권을 주장한다. “석유 수송로 확보하라” 일본의 제2차 대전 교훈 다른 한편 베트남·필리핀은 군도의 중요 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200마일 EEZ 안에 들어 있는 섬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이들 국가는 저마다 이들 난사군도의 작은 섬들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폭력적 충돌을 마다하지 않아 왔다. 섬이래야 대부분 무인도이지만 난사군도에는 모두 5개국(중국·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이 군사기지를 세웠다. 큰 그림으로 보면, 중국이 난사군도의 영유권 다툼에서 무력을 앞세워 선제권을 잡은 모습이다. 풍부한 해저 에너지 자원을 지닌 남중국해의 이해당사국들로 중국·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브루나이 등을 꼽았지만, 한국과 일본에도 남중국해는 중요한 곳이다. 한국의 중동지역 원유 수입 의존도는 약 80% 선이다(2003년 79.5%, 2004년 78.1%, 2005년 81.8%). 일본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한국보다 더 높은 86.8%. 중동에서 전쟁이 터져 석유 수송이 장애를 받는다면 한국이나 일본은 큰 곤란을 겪게 마련이다. 중국도 국내 수요량의 50%쯤을 중동에서 들여온다. 일본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에서 안전한 석유 수송로 확보가 생명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한 바 있다. 일본이 동남아시아로 쳐들어간 배경이 석유 자원 확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1942년 일본이 인도네시아로 쳐들어갔을 때 일본군이 맨 먼저 서둘러 점령하려고 했던 것은 석유 생산 시설과 정유 시설이었다. 일본은 네덜란드 기술자들이 파괴하고 도망간 석유 관련 시설들을 재빨리 수리하고는 일본으로 석유를 실어 날랐다. 그러나 미드웨이 해전(1942)을 비롯한 일련의 해전에서 일본 해군이 패함에 따라 남중국해를 지나는 석유 수송로가 위협받았다. 미군은 일본행 유조선을 공격 목표로 삼았기에 일본은 심각한 석유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1945년 초 일본으로의 석유 공급은 거의 끊겼다. 기름이 떨어진 일본 해군이나 공군은 작전다운 작전을 펼 엄두를 못 냈다. 우리는 일본이 원자폭탄으로 항복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일본의 패망은 안전한 석유 수송로를 잃은 탓도 있다. 문제는 중동에서 들여오는 이들 동아시아 3국의 석유 수송선이 남중국해를 지난다는 점이다. 중동지역을 떠난 유조선은 인도양을 지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를 흐르는 말라카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에 이른다. 남중국해는 인도네시아가 수출하는 액화천연가스, 그리고 호주가 수출하는 석탄을 실은 수송선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3국의 생명과도 같은 수입 에너지 수송로가 남중국해인 셈이다. 만약 남중국해에서 해저 유전 영유권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 에너지 원료 수입 자체가 위협받는 일이 생겨난다. 난사군도 산호초 위에 중국이 설치한 콘크리트 건축물. 중국은 왜 난사군도에 집착하나? 1990년대 이래 국가경제력을 급속하게 키워 온 중국은 폭발적 석유 수요 곡선을 그려 왔다. 최근의 가파른 유가 앙등도 중국의 수요 과잉 탓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기조차 하고 있다. 중국이 급격히 경제 덩치를 키워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급성장하는 산업의 요구에 따르려면 안정적인 석유 공급선 확보가 필수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은 중앙아시아 카스피해 연안이나 아프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석유 이권을 잡으려고 필사적이다. 오죽하면 올 들어 쿠바령 카리브해의 해저유전을 개발하겠다고 카스트로 쿠바 정권과 합의해 미국의 신경을 건드릴 정도다. 그런 노력에도 날이 갈수록 중국은 커 가는 석유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에너지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진다. 2010년 중국의 석유 소비 총량은 약 3.5억 t, 국내 생산량은 1.8억t. 수요량의 절반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한다. 2020년에 이르러 중국의 최저 석유 수요는 약 4.5억t, 국내 생산량은 1.8억t, 수입량은 약 2.7억t에 이를 전망이다(대외의존도 60% 수준). 2030~40년 사이에는 대외의존도가 87%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나는 석유 수입 의존도를 가능한 한 낮추려면 국내 유전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만 중국의 유전지대들은 날이 갈수록 고갈돼 가는 상황에서 새 유전 개발은 이렇다 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중국 서부 타림분지의 유전지대 개발에 기대를 걸었지만 말 그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생산 수준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것도 해저유전 개발을 통해 에너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남중국해의 엄청난 잠재력이 21세기 중국경제를 살리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난사군도를 비롯한 남중국해 근접지역의 모든 해저자원이 중국의 영유권에 속한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1992년. 중국의 최고권력기관인 국가인민회의 상임위가 ‘영해와 인접지역에 관한 법’이라는 이름 아래 발표한 이 영유권 선언은 외국의 공격이나 점령으로부터 난사군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군대(인민해방군)가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그로부터 베트남·필리핀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크고 작은 무력충돌과 외교적 마찰을 빚어 왔다. 중국 정부는 1992년 난사군도의 영유권을 선언한 뒤 사실상 군도를 장악하기 위한 공세를 적극적으로 펴 나갔다. 그 형태는 다양하다. 중국 군부는 정기적으로 해군 함정을 그곳으로 보내 기동연습을 하면서 일종의 무력순찰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군도 곳곳에 군사 전초기지들을 세워 나갔다. 아울러 베트남·필리핀과 다투는 이른바 분쟁수역의 유전 개발권과 탐사 허가권을 국제 석유회사들에 넘겨 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하려고 나섰다. 이 같은 중국의 공세에 특히 위협을 느낀 나라는 베트남과 필리핀이다. 두 나라의 어부들은 오래전부터 자국 영토와 가까운 난사군도의 여러 섬에 일시적 거처를 마련해 놓고 어로활동을 벌이던 터였다. 일찍이 베트남은 1975년 공산화되기 이전에 가장 먼저 남중국해 석유자원 탐사권을 외국 에너지회사들에 허가한 역사를 지녔다. 난사군도에 대한 관심은 하노이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이어졌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군사강국이다. 베트남전에 개입했던 미군이 떠나면서 남기고 간 각종 무기가 넘치는 국가다. 중국이 1992년 난사군도 영유권을 공식 주장하고 나서자 베트남은 해군을 군도로 파병했다. 베트남군은 20여 개의 섬에 군사 전초기지를 세움으로써 중국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끌어낸 일본의 전략 난사군도 바로 동쪽에 있는 필리핀도 군도 영유권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나라다. 필리핀 사람들은 난사군도를 ‘자유의 땅’이라는 이름을 지닌 칼라얀(Kalayaan)이라고 일컫는다. 1990년대 이래 필리핀 해군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작은 규모의 군사 전초기지들을 건설해 왔다. 필리핀 정부는 팔라완 섬과 난사군도 사이의 바다 밑에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보고 외국 에너지 관련 회사들에 탐사권을 주어 왔다. 중국이 난사군도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비해 베트남과 필리핀 두 나라는 자국 영토와 근접한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는 물론 국제법상 200마일로 제한된 EEZ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가 주장하는 영유권 범위는 더욱 제한적이다. EEZ 범위만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과 겹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 남서쪽 모서리에 해당하는 나투나 지역과 보르네오 동북쪽 사바 가까운 외곽지역의 EEZ 권리를 주장해 왔다. 말레이시아도 중국·베트남·필리핀처럼 자국이 영유권을 행사한다고 여기는 섬들에 군사 전초기지를 세워 감시활동을 펴는 중이다. 이렇듯 여러 나라가 남중국해에서의 이권을 저마다 주장하는 상황을 되비추듯, 남중국해에서의 무력충돌과 갈등은 매우 잦은 편이다. 1988년 난사군도의 존슨 산호초 지역에서 중국 해군과 베트남 해군이 교전을 벌여 여러 척의 베트남 해군 함정이 침몰당해 72명이 죽었다. 그 뒤로도 거의 해마다 무력충돌이 빚어졌다. 2005년 1월에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통킹만에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어선 두 척에 총격을 가해 베트남 선원 9명이 죽고 6명이 다치는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남중국해 영유권을 다투는 각국은 저마다 경쟁적으로 군사력, 특히 해군력을 집중적으로 키워 왔다. 현재 중국의 입장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남중국해 에너지 자원 개발에 관심을 지닌 국가들과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윈-윈(win-win) 전략에 따라 이해당사국들과의 분쟁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개최된 아시아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고관들은 “아시아의 협력은 불가피한 추세이며, 우리는 남중국해의 에너지 협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대목이 있다. 중국은 난사군도의 영유권은 어디까지나 중국에 있다는 전제 아래서의 공동 개발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난사군도의 미래에 대해 열린 정책을 펴는 듯하지만, 군도의 모든 지역에 대한 중국의 통치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중국해 개발과 관련해 중국이 파트너로 꼽는 나라는 필리핀과 베트남이다. 중국·베트남·필리핀 3국은 2005년 들어 남중국해 난사군도의 해저자원을 공동 탐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중국해에 관심을 보이면서 일부 영유권을 주장해 온 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3국은 윈-윈 협력 대상에서 빠졌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으로부터 ‘공동 개발’의 파트너로 꼽히기까지는 크고 작은 충돌로 그만한 희생을 치른 뒤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일본이 독도에서 무리수를 두려는 것도 양국 간의 ‘물리적 충돌-사상자 발생-협상을 통한 양보’의 수순을 밟으려는 전략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얻어 낸 일본 나름의 얄팍한 교훈일 것이다. 올 들어 우리 정부는 ‘강한 외교’를 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독도 인근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 사상자가 생겨났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우리는 일본의 전략적 음모를 떠올리고 대응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김재명_국제분쟁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