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웰빙風 ‘대표 여행사’선도-롯데관광개발 작성자 한만선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5056 등록일 2006/6/13 (23:36) [CEO 경영학 l 롯데관광 유동스 대표] 웰빙風 ‘대표 여행사’선도 “세계적 여행그룹 일본 JTB 목표, 보수적 기업 이미지 벗고 공격경영 나선다” 롯데관광개발이 6월7일 증권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한다. 국내 여행사로는 첫 번째다. 닫힌 기업에서 열린 기업으로 가는 롯데관광의 변화의 축은 무엇일까? 이 회사 유동수 사장을 만나 ‘고객만족’ 경영 이야기를 들었다. -------------------------------------------------------------------------------- "여행사는 고객에게 행복을 파는 곳입니다.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하고, 종업원은 이를 통해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여행사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대표 여행사인 롯데관광개발 유동수(66) 사장의 경영철학은 ‘120% 고객만족’이다. ‘100% 고객만족’을 해서는 미래를 내다보기 힘들고, ‘120% 고객만족’을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유 사장은 1967년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해 33년간 근무한 후 2000년 롯데관광에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다. 공기업 출신이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유 사장의 견해는 민간기업 출신을 뛰어넘는다. “관광공사 근무 중 일본에서만 13년간 근무했습니다.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접하다 보니 한국 여행사는 상품 기획과 판매방식 등 여러 면에서 낙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유 사장은 롯데관광의 대표로 취임한 후 회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주안점을 두었다. “롯데관광의 장점은 33년간 쌓아 온 브랜드 파워입니다. 고객에게 친숙하고 믿음을 주는 회사이지요. 오랜 세월 동안 롯데관광을 이용한 고객들이 회사의 큰 자산이지요. 회사가 발전하려면 고객만족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겠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여행업의 특성상 고객만족을 높이면서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객만족도를 높이려면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거나, 많은 서비스를 포함해야 한다. 항공사에서 받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여행상품 구조 안에서 수익을 내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여행업은 제조업과 다르고, 일반 서비스업과도 차이가 있지요.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자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하게 하고, 회사는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 바로 여행업입니다.” 고객이 120% 만족할 때까지… 롯데관광이 지난해 기업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치밀한 준비를 거쳐 6월7일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고객이 원하는 항공권을 제때 공급하고 다양한 여행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과 기업공개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유 사장은 기업공개를 선택했다. 그러나 기업공개라는 선택은 간단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복잡한 속사정이 얽혀 있다. 롯데관광의 사주인 김기병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매제다. 그는 1971년 롯데관광을 설립한 이후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최근까지 기업공개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기업을 공개하면 당장은 자금 확보에 유리하지만 불필요한 경영간섭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보수적 경영을 해 온 롯데가(家)의 일원으로서 모기업 격인 롯데가 상장하지 않고 있는데 친족기업인 롯데관광이 상장할 경우 자칫 신 회장에게 부정적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 회장의 차남이며 롯데그룹의 후계자인 신동빈 부회장이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롯데그룹의 주력기업인 롯데백화점의 상장을 성사시켜 유 사장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사업모델에 차이는 있지만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후발 여행사의 공격경영도 유 사장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들 기업이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영업망 확대와 항공 좌석 구입 등 빠른 속도로 매출을 늘려 가는 것을 보면 롯데관광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있을 수 없는 입장이다. “세계 여행시장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추세입니다. 일본·영국의 세계적 여행사들은 모두 직접판매(소매업)회사들입니다. 직판회사가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크지만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의사결정이 빨라 제휴 사업이나 법인영업·온라인영업 등을 펼치기에 유리하지요. 롯데관광은 적절한 시기에 기업공개를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롯데관광은 직판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매출과 이익을 늘리겠습니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하나투어·모두투어·자유투어의 간접판매(도매업) 사업모델보다 롯데관광의 직판 사업모델의 전망이 밝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정체돼 있으면 모든 점이 느슨해지고 활력도 떨어집니다. 정체돼 있다는 것은 도태되고 있다는 뜻이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 사장은 지난해부터 회사의 조직을 개편하는 등 내부 혁신에 나섰다. 여행업계 최초로 판매와 상품기획을 분리해 각계의 관심을 모았다. 대다수 여행사는 지역별로 부서를 두고 상품기획과 판매를 병행한다. 유 사장은 이를 세분화해 전문성을 갖추려고 한 것이다. 판매부문에는 콜센터를 개설했고, 상품기획을 맡은 직원들은 판매업무에서 벗어나 시장조사와 서비스에 대한 고객 모니터를 했다. 처음에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기업공개와 조직개편으로 돌파구 찾는다 예를 들어 일본상품을 판매하던 직원의 경우 중국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상품에 대한 고객의 구체적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여행객 모집에 실패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것이 곧바로 매출 악영향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유 사장은 “예상했던 일이었다.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고, 단점을 보완해 지금은 별문제 없이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이 롯데관광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고 했던 시기는 2004년부터다. 그는 철도와 연계한 관광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04년 8월 철도공사와 49 대 51의 비율로 총 10억 원을 투자해 KTX관광레저라는 ‘철도 전문여행사’를 설립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철도여행사업에 진출하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10여 년간 철도여행은 항공기를 이용한 해외여행에 가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여행도 버스가 관광지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 철도는 경쟁에서 계속 밀렸던 탓이다. 하지만 유 사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당장은 KTX관광레저가 고속열차를 이용한 국내관광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해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대륙횡단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행상품의 내용과 규모 그리고 상품성에서 볼 때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KTX관광레저를 설립할 당시 회사 내부에서도 ‘철도를 이용한 관광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KTX관광레저가 설립 2년 만에 흑자를 내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여행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고속철도가 도입되면서 번거로운 절차와 공항과 도심 간 원거리 이동 등으로 항공여행의 불편함이 부각되기 시작했지요.” 유 사장의 설명이 꽤 길게 이어진다. 마저 들어 보자. “고속철도는 목적지에서 목적지로 곧바로 연결해 줍니다. 철도 고급화로 항공기 서비스와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남북 철도 연계와 한·일 철도가 연결되면 일본에서 파리까지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내국인뿐 아니라 일본인 관광객 유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 사장은 앞으로 여러 형태의 신규 사업에 나서는 것을 구상하고 있지만 대북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가 본의 아니게 개성관광사업 진출설에 휘말렸던 탓이다. “북한과 현대아산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서비스업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정서이며, 북한에 무리한 대가를 주며 관광사업권을 따내는 것은 국민 여론상 곤란한 일입니다. 또한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으로서 사업성도 고려해야지요.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식의 북한관광사업은 곤란합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연계해 유럽 관광상품 개발 유 사장은 “북한에서 개성 관광사업 진출 제의를 받기 전에 북한과 접촉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1991년 김 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육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며 “북한이 다시 제의한다면 국민 여론과 통일부 그리고 현대아산을 주시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유 사장은 롯데관광을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Japan Tourist Bureau·일본교통공사)처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JTB는 세계 3대 여행사로 꼽힙니다. JTB는 일본 내 최대 여행사임과 동시에 부동산 개발과 출판·광고·홍보·이삿짐·택배·유통·온라인콘텐츠에 이어 각종 이벤트 사업 등 수십여 개의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도시 및 외국에 지점과 영업소를 개설하고 있으며 종업원만 7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지요. JTB의 강점은 고객의 다양한 여행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데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지역에서 고객이 원하는 곳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뛰어난 노하우가 있지요.” 유 사장은 “앞으로 직영 영업소와 대리점 등 판매망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제휴 사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25개인 직영 영업소는 내년까지 27개 더 늘려 52개를 갖추고, 59개 대리점, 200개 협력사를 확보해 2007년까지 총 311개의 판매 채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온라인 실시간 예약 엔진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시장점유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도공사와 성공적 제휴 사업에 힘입어 농협 등과도 굵직한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2009년 매출 목표는 1,000억 원입니다.” 뚜렷한 경영목표를 세우고 철도 인프라를 확보해 미래 관광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유 사장에 대한 경영평가는 6월7일 상장 이후 롯데관광의 주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관광개발 어떤 회사인가? “신격호 회장의 매제 기업… 안정된 재무구조 바탕 기업 상장” 롯데관광개발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매제인 김기병 회장이 1971년 5월 설립한 여행사다. 회사 이름에 롯데를 사용하지만 롯데그룹 계열사는 아니다. 신 회장이나 롯데그룹의 지분도 없다. 최대주주는 38.43%의 지분을 가진 김 회장이며, 부인 신정희 씨가 8.68%, 장남 한성 씨가 3.20%, 차남 한준 씨가 1.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관계회사로는 동화면세점과 동화투자개발·롯데관광·동화주류·세한종합관리·KTX관광레저 등이 있다. 이 중 롯데관광은 국제여행알선업, 동화면세점은 관광 기념품 및 수입상품 판매업, 동화투자개발은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 동화주류는 양주 도매업, 세한종합관리는 부동산관리업, KTX관광레저는 일반여행업을 하고 있다. 매출액은 2003년 243억 원, 2004년 311억 원, 2005년 367억 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영업이익은 2003년 56억 원, 2004년 52억 원, 2005년 63억 원을 올렸다. 매출 구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 여행수입에서 67.20%, 수수료 수입으로 25.92%를 올렸다. 부채비율도 64% 수준으로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1940년 전남 여수 출생 1964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67년 한국관광공사 입사 1997년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역본부장 1999년 한국관광공사 경영본부장 이사 2000년 롯데관광 사장 2002년 롯데관광개발 사장 복원작업이 한창인 경의선. 유동수 사장은 철도 인프라에 투자해 남북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계한 관광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만선_월간중앙 기자 (hanm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