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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油 및 石油化學技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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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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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6/7/12 (11:36)


	http://beengineers.com/board/view.php?bid=55&page=5&search=&choice=&ban=44&TableName=talk_professor§s= 石油 및 石油化學技術 Petroleum and Petrochemical Technologies) 화학(化學) 혹은 화학공학(化學工學)은 평범한 쇠붙이를 금(金)으로 만들려는 연금술(鍊金術)로부터 비롯되었는데, 이렇게 무언가를 좀 더 유용하고 값 나가는 물건으로 만드는 기술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석유화학 기술이다. 지하에서 퍼 올린 원유(原油)는 비교적 간단한 처리만으로 소위 휘발유(揮發油) 혹은 디젤유로 만들어지고, 이들이 자동차 및 다른 내연기관의 연료로 쓰이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밖에도 기름은 현대인의 의?식?주 모두에 필요한 수 많은 물건들을 만드는데 아주 소중하게 쓰이고 있다. 비료, 농약, 살충제가 모두 기름을 원료로 만들어지니 우리가 먹는 것이 결국은 석유화학 기술이다. 그리고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의 합성섬유는 물론 합성 고무, 플라스틱 등 우리의 일상 생활 용품 중에 기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 영어로 모든 것을 일컬을 때 흔히 "from A to Z"라는 표현을 쓰는데, 석유로 만드는 물건을 찾아보면 "from Aspirin to Zipper". 석유를 현대 산업 문명의 검은 피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석유는 우리 몸의 피만큼 소중한 것인데, 그 피가 돌면서 본격적으로 인류 문명에 활기를 불어 넣기 시작한 것도 이제 겨우 100 여 년 전의 일이다. 석유 기술이란 석유를 찾고 개발하는 그 자체 즉 자원공학, 탐사(探査)공학 혹은 시추(試錐)공학 등을 의미한다. 기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스피린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이렇게 석유와는 전혀 관계 없어 뵈는 것이 실제로는 석유로부터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아스피린은 석유의 유용성을 나타내는 좋은 예가 될 수도 있다. 감기 기운으로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날 때 흔히 먹는 아스피린은 수 많은 의약품 중에서 Best Seller의 위치를 지난 백 여 년간 유지하고 있는 명약(名藥)중의 명약이다. 하루에 전 세계에서 약 2억 알 가까이가 소비되고 있다니 아스피린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 부르는 고대 그리이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열이 날 때 버드나무 껍질을 삶아 먹으라고 가르쳤다. 버드나무 껍질에 있는 Acetylsalicilic Acid란 물질이 해열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 이것은 물론 19세기 중반의 일이다. 30 kg의 버드나무 껍질에서 겨우 1.5 g 이 추출되는 이 성분의 합성에 성공한 것은 1897년 독일의 제약 회사 바이엘(Bayer)이다. 아스피린은 폭스바겐 승용차 그리고 로켓과 더불어 독일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아스피린은 물론 바이엘 사의 등록 된 상표였는데, 1차 대전 종전과 더불어 그 권리가 몰수되어 이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이름이 되었다. 여기에는 바이엘 사가 독(毒)가스 제조에 참여하는 등 전범(戰犯)으로서 처벌을 받은 측면도 있지만, 여하튼 전쟁 후에는 이렇게 모든 면에서 패전국(敗戰國)은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1998년 아스피린은 미국 FDA로부터 심장 마비 억제 및 중풍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승인 받은 바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스피린은 21세기에도 명약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보존 할 것이다. 그림 17.1. 처음 발매 된 나온 아스피린 (1899년). 한편 현대인 모두가 한 두 개 씩 꼭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얼른 핸드-폰을 생각하겠지만, 정답은 의외로 지퍼다. 한 번 돌아보면 지퍼는 그야말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참으로 유용한 물건이다. 제1장에서 과학과 기술의 차이점을 이야기 한 바 있는데, 아마도 기술을 대표하는 것들을 몇 개 꼽으라면 그 중에 지퍼도 들어 갈 것이다. 과학이란 개념도 없었던 신라 시대에 우리는 불국사를 지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건축 기술을 갖고 있었으며 에밀레종을 만들 수 있는 고도의 소재 기술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을 제조 한 것은 과학이지만, 이를 상업화 한 것은 기술일 것이다. 여하튼 지퍼는 1917년에 처음으로 특허 등록 된 것인데, 초창기에는 "분리할 수 있는 잠금 장치"란 기다란 이름을 갖고 있었으나, 그 후 지퍼를 올릴 때 나는 "직-" 소리를 따라 지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인류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란 측면에서 지퍼는 작지만 위대한 기술이다. 지퍼는 과학자가 아닌 엔지니어의 작품이다. 초창기의 지퍼는 금속제였으나 요즘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데, 그런 측면에서 석유는 지퍼의 모체(母體)다. 플라스틱과 같은 신소재는 20세기에 있었던 또 다른 중요한 기술 혁명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다시 취급 하겠다. 그림 17.2. 지퍼에 대한 최초의 특허 (1917년) 석유는 본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류머티즘 등의 치료 약으로 사용하던 것이다. 석유를 본격적으로 탐사하게 된 것은 아직 전기가 도입되기 전인 1850년대부터인데, 이는 밤을 밝히는 조명 기구 즉 등잔불로 쓰기 위해서였다. 등잔에는 원래 식물성 기름인 참기름, 콩기름 등과 동물성 기름인 어유(魚油)나 소기름 등을 사용했는데, 석유가 생산되면서 이를 모두 대체했다. 아마도 노년층 중에는 등잔불 아래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분들이 아직도 꽤 있을 것인데, 우리의 전통적인 등잔 불도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석유를 쓰는 남포 불로 모두 바뀌었다. 남포는 Lamp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다. 여하튼 희미한 등잔불은 지난 수 백만 년간 인류의 밤을 밝혀주는 또 하나의 태양이었다. 그림17.3. 우리의 전통적인 등잔 불. 초창기 석유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스스로도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 중에 가장 유명한 이는 록펠러(John D. Rockefeller)다. 그는 부지런하고, 경쟁심이 강하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으며 능력 있는 동료를 찾아내 그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19세의 나이였던 1859년에 이미 곡물 중계 판매 회사를 만들어 첫 해에 $4,400의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사업으로서의 곡물 중계는 무대가 너무 작다고 판단하고, 석유에 자신의 미래를 건다. 그가 최초로 석유 정유 회사를 차리게 된 것은 23세 때인 1863년 일이다. 5년 후 이미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정유 업체가 되었고, 이 회사는 1870년에 Standard Oil Co.로 명명되었다. 그 후 록펠러는 무서운 속도로 부(富)를 쌓았는데, 그 비결 중의 하나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문어발식 경영"이었다. 스탠다드 오일은 다른 정유 회사를 합병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도, 항만, 그리고 석유 판매망까지 독점하게 되는데, 결국 이 회사는 1911년 반독점법(反獨占法, Antitrust Law)에 의해 무려 33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다. 록펠러는 매우 냉철한 경영자로서 어떤 일에도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골프를 즐겼는데, 그가 생애 최저 스코아를 기록한 날은 바로 반독점법이 통과된 날이었다는 소문도 있다.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골프인데,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모두 빼앗기는 그런 날에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냉정할 수 있었다는 것은 록펠러의 비범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록펠러 가문(家門)은 증손자까지의 4대에 걸쳐 번성했고, 그 후 그들이 쌓았던 억만금은 현재 록펠러 재단, 록펠러 대학, 록펠러 센터 등의 형태로 대부분 사회 환원되어 인류 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림17.4. 록펠러 석유 산업을 통해 탄생한 전설적인 억만장자. 그림 17.5. 록펠러의 문어발 식 경영을 풍자한 신문 만화 (1890년대 초) 록펠러 같은 소위 재벌(財閥) 이야기가 나왔으니, 우리나라의 이병철 삼성 그룹 창업자에 관해서도 잠시 언급해 보자. 이병철도 여러 측면에서 록펠러와 매우 흡사한 생애를 살았다. 그는 1938년 27세의 나이에 쌀 수출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상회"를 설립한다. 이 해에 우리나라 중등학교에서는 조선어란 교과목이 완전 폐지되었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라는 소설에서 알 수 있듯, 일제 압제하에서 많은 젊은이들은 절망하고 좌절하던 시기다. 그러나 그는 사업에 뛰어 들어 소위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지향한다. 그의 뛰어난 사업 안목은 6.25가 끝난 직후, 제일 제당과 제일 모직 설립으로 이어졌고, 드디어 1969년에는 삼성전자를 창립한다. 그 후 반도체에 눈을 돌려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그 덕에 오늘의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이 되었다. 이병철도 골프를 즐겼는데, 골프장에 버려진 티(Tee)를 찾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단다. 돈을 버는 첫 번째 길은 이렇게 사소한 것이라도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는 것이다. 그의 얼굴 생김새를 보면 록펠러와 상당히 닮은 느낌이다. 두 사람 모두의 꾹 다문 입술에서 엄청난 의지력이 느껴진다. 그의 호를 따서 만들어진 호암(湖巖)재단도 앞으로 록펠러 재단 같은 세계적인 역할을 할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그림17.6. 삼성 그룹의 창업자 호암(湖巖) 이병철 다시 석유로 돌아가면, 이제는 이미 전설이 된 록펠러는 석유를 "악마의 눈물"이라고 불렀다. 그는 석유의 양면성(兩面性)을 제대로 본 것이다. 엄청나게 흉악한 악마가 인류를 위해 흘리는 자비의 눈물이 석유란 것이다. 석유는 문명을 촉진하고 인간의 생활을 급속하게 향상시켰지만, 오염과 자연 파괴 그리고 국가간의 전쟁을 낳았다. 최근 미국이 이락을 침공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권도 아니고 대량 살상 무기도 아니며 오로지 석유 확보다. 아울러 악마가 흘리는 눈물의 양이 얼마나 조금일지도 쉽게 짐작되는 일이다. 석유 시대의 막이 오른 이후 지금까지 써온 석유는 약 9,000억 배럴이며 미국국립지질연구소가 확인한 석유 매장량은 1조7,000억 배럴, 전 세계 석유 소비 증가를 연 2%라고 계산하면 2030년 전후해서 석유는 바닥난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부터 30년 전에도 미래에 쓸 수 있는 석유는 그저 30-40년 정도로 예측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30년 후에도 인류가 쓸 수 있는 석유는 다시 30-40년분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모두 앞서 이야기한 탐사공학, 시추공학 등의 발전 때문이다. 그러나 틀림없는 사실은 값싼 석유의 시대는 이미 지나고 있다는 것이며, 현재의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는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석유에 있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러시아에 이은 세계 여섯번 째 대량 소비국이다. 인구가 우리보다 열 배나 많은 인도는 물론 소위 G7국가에 속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보다 더 많은 석유를 쓰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석유화학공업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것이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가 좀 더 석유절약을 생활화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해 우리가 수입한 원유의 금액이 약 280억 달러에 달한다니 (우리나라 일년 예산의 약 25%), 우리나라 대륙붕에서도 석유가 나오길 하는 소망이 저절로 간절해 질 수밖에 없다. 1970년대 후반 매년 +10%에 가까이 성장하던 우리나라 경제가 1980년에는 오일쇼크 때문에 5.7% 내려간 것으로부터 우리나라 살림의 석유의존도를 잘 알 수 있다. 석유는 현대 산업 사회를 지탱하는 혈액이지만, 이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이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21세기 엔지니어의 몫이다. 특히 대한민국에게는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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