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대중문화 뜯어보기] 史劇 민족주의 바람 거세다 작성자 오효림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3824 등록일 2006/9/11 (20:30) [대중문화 뜯어보기] 史劇 민족주의 바람 거세다 “빼앗긴 고토 열망 표출… 콤플렉스 발로 경계해야” 2006년 여름, 고구려가 TV를 장악했다. 고구려의 건국부터 멸망, 발해의 건국까지-. 고구려의 흥망성쇠를 다룬 사극이 줄줄이 방영 중이거나 방영 예정이다. 역사 해석의 ‘과잉’ 논란을 짚는다. -------------------------------------------------------------------------------- 고구려 사극이 TV를 점령했다. 고구려의 건국신화를 바탕으로 한 MBC <주몽>이 지난 5월 초 첫 전파를 탄 이래 고구려의 실력자 연개소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 <연개소문>이 7월 초부터 방영 중이다. KBS도 가세해 9월부터 발해의 건국 시조를 다룬 <대조영>을 내보낼 예정이다.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한 <태양왕사신기>도 내년 초 MBC에서 방영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 민족이 세계 중심이었던 시간’(주몽),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묻혀 있는 고구려 역사를 되살리고자 한다’(연개소문), ‘찬란한 한민족의 역사를 복원함과 동시에 역사적 통찰력과 민족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 제시’(대조영) 등을 제작 의도로 밝히고 있다. 지상파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고구려의 건국에서 패망, 그리고 고구려의 부흥을 꾀한 발해의 건국 과정까지 700년 영욕의 역사를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대 초반 KBS <삼국기>가 삼국시대 초반 역사를 다룬 적은 있지만 고구려 역사가 전면에 등장한 것은 <주몽>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대해 MBC <주몽>의 정운현 책임프로듀서는 “우연의 일치라기보다 소재의 빈곤으로 인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말한다. “삼국시대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지금까지 사극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여인천하> <장희빈> 등으로 대표되는 궁중 암투를 동어반복적으로 그려 왔죠. 최근 그것이 한계에 이른 것입니다. 그래서 소재의 지평을 넓히다 보니 고대사로 가게 됐고, 그것이 고구려로 귀결된 것이죠.” 그렇다면 ‘왜 하필 고구려냐’는 질문에 그는 “고구려·신라·백제 삼국 중 고구려가 이야깃거리가 가장 많아서”라고 대답한다. 드라마는 주인공의 역동성이 중요한데, 고구려에는 주몽·광개토대왕·연개소문 등 걸출한 인물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신라·백제를 다룬 드라마도 많이 나오겠지만, 제작자 입장에서 민족의 자주성과 기상을 보여줄 수 있는 고구려로 귀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고구려 사극 열풍에는 한류 바람이 불며 드라마 시장의 파이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궁중 암투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전쟁이 계속되는 삼국시대 사극을 찍는다는 것은 제작진에게는 곧 막대한 제작비를 의미한다. MBC가 <주몽>에 배정한 제작비는 300억 원, SBS가 <연개소문>에 쏟아붓는 제작비는 400억 원이다. <연개소문>은 1, 2회 전투 장면만을 위해 약 30억 원을 투입했을 정도다. 한류 열풍으로 해외시장이 개척되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전폭적 투자다. ‘새로운 소재의 발견’이라는 현실적 이유 외에도 최근 안방극장에 불고 있는 고구려 열풍에는 2002년 월드컵 이후 촉발된 민족주의·반외세주의 기류가 깔려 있다. 여기에 중국이 한국사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던 발해는 물론 고구려까지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촉발된 한·중 역사분쟁은 잊혀졌던 고구려·발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발했다. 이를 방송 3사가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반영한 것이다. 동북공정에 맞선 작품임을 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SBS <연개소문>이다. 이환경 작가는 드라마 방영에 앞서 “처음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기획한 작품이다. 정부는 침묵하고 있고, 사학계도 이렇다 할 말을 못하고 있으니 작가라도 나서서 민족혼을 일깨우겠다”며 “이 작품으로 동북공정을 무색하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반면 <주몽>은 동북공정에서 한 발자국 물러서 있다. 정운현 책임프로듀서는 “많은 사람이 <주몽>의 기획 의도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한 민족의 자긍심 혹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찾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작품 내적으로 그런 부분을 크게 의식하지도 않거니와 강조할 생각도 없다”고 말한다. <연개소문>과 달리 동북공정을 특별히 의식해서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만들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드라마 기획의 배경이 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안방극장에 불고 있는 고구려 사극 열풍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숨은 사실을 재조명해 역사의식을 살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신화시대의 이미지로 남아 있던 고구려를 21세기에 필요한 역사 모델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라 사관에 따라 기록된 <삼국사기>로 인해 그동안 우리에게 흉포한 인물로 알려졌던 연개소문을 우리 역사의 영웅으로 재조명한 부분은 역사학자들도 의미 있게 해석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고구려 사극 열풍 자체가 과대포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단지 드라마가 재미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이지 소재가 고구려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동북공정 바람을 타고 출간된 고구려·발해 관련 서적 중 의미 있는 발행부수를 기록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 이덕일 씨는 “드라마로 인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고구려 재발견 혹은 열풍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구려 관련 책은 다 망한 것과 대조적 사료 부족은 역사학에서는 엄청난 벽이지만, 소설이나 드라마·영화에서는 상상력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거꾸로 매력이다. 문제는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다. 최근 고구려 사극 열풍을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도 민족적 자긍심을 내세우다 보니 사실(史實)이 아니라 허구가 드라마를 뒤덮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비판에서 <주몽>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사료가 적을뿐더러, 기록된 사료 자체가 신화적 성격이 강한 탓이다. 제작진은 사료의 빈곤을 역이용해 신화 속 인물들을 역사적 존재로 치환하면서 어떤 역사책에도 언급되지 않은 인물상을 만들어 냈다. 천제(天帝)의 아들인 해모수를 고조선의 영광을 부활하려는 장수로, 동부여의 금와왕은 해모수의 동지로, 물의 신인 하백은 멸족한 부족장으로, 계루부의 부족장인 연타발은 대형 상단의 최고경영자(CEO)로 둔갑시켰다. 당시 부여는 북부여·동부여 등 여러 나라로 나뉘어 있었으나 드라마에서는 한 나라로 묘사된다. 역사를 복원하는 정통 사극이라기보다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는 것도 자유로운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몽>의 또 다른 주인공 소서노 같은 경우가 발생한다. <주몽>에서 소서노는 주인공 주몽과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중심축이다. 소서노는 동명성왕(東明聖王)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하고, 뒷날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을 데리고 남하해 백제를 건국한 우리 고대 최고의 여걸.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조에 실린 기록에 따르면 그는 졸본부여에서 가장 강력한 토착세력인 계루부의 부족장이며 대부호인 연타발의 딸이다. 그러나 그가 주몽을 만난 것은 드라마와 달리 주몽이 동부여를 탈출해 졸본부여로 망명한 다음이다. 이때 주몽은 이미 부인 예씨와 결혼해 아들 유리를 임신한 상태였으며, 주몽보다 여덟 살 연상인 소서노는 이미 온조와 비류 두 아들이 딸린 젊은 과부가 된 뒤다. 연씨 부자의 재산과 영향력이 절실히 필요했던 주몽은 연상의 여인 소서노를 부인으로 맞이했고, 이를 바탕으로 마침내 기원전 57년 10월, 만 22세의 나이에 고구려를 건국한다. 그러나 훗날 예씨부인의 아들 유리가 주몽을 찾아 내려오자 주몽은 기다렸다는 듯 태자자리를 친아들 유리에게 내주었다. 결국 소서노는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을 데리고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와 온조백제와 비류백제를 세운다. 사실과 허구 간극, 어디까지 가능한가 한 여인이 두 번의 결혼에 실패하며 두 개의 나라를 건국한다는 것은 영웅 주몽만큼이나 제작진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소재였다. 왕비가 되기 위해 궁중 암투를 벌이는 기존의 사극 여주인공과 달리 소서노는 일족의 공주로서 능동적으로 국가를 건설해 가는 역동적 여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정 책임프로듀서는 “소서노는 요즘 드라마 패턴과 꼭 맞는 매력적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안방극장에서 고구려 드라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MBC <주몽>과 SBS <연개소문>의 주인공들. 고구려 드라마 열풍은 잊혀진 역사를 재조명해 역사의식을 살린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역사 왜곡 논란과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를 자극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문제는 주몽과 소서노의 만남이 유부남과 과부의 만남이었던 것. 연상의 과부 소서노와 유부남 주몽의 결합은 우리 국민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주몽과 소서노를 드라마 초기 주몽이 동부여를 떠나기 전에 만나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기 위해 소서노가 주몽을 만났을 당시의 나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쟁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이후의 역사 전개 과정에서 주몽과 소서노가 각자 결혼해서 낳는 유리와 온조·비류가 엮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지켜볼 문제다. 신화시대를 넘어 역사시대로 진입한 <연개소문>의 전개 과정을 둘러싼 사실 논쟁은 더하다. 연개소문을 불세출의 민족영웅으로 묘사하며 역사적 사실까지 뒤집었기 때문이다. 당 태종을 격퇴한 안시성전투의 주인공을 안시성 성주(양만춘)가 아니라 연개소문으로 둔갑시켰던 것이다. 이 외에도 <연개소문>은 연개소문의 아버지 연태조를 귀족연합정권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왕권강화론자로 바꿔 놓았으며, 고구려 관등(官等)의 하나인 조의(早衣)를 신라의 화랑과 같은 군사조직으로 해석했다. 또 <연개소문>은 단재 신채호가 <조선상고사>에서 채록한 <갓쉰동전>이라는 설화를 바탕으로 연개소문이 어릴 적 김유신 가문에서 자란 것으로 그렸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 이덕일 씨는 “안시성전투를 연개소문이 이겼다는 것은 한산대첩을 이순신이 아니라 원균이 이겼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되묻는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명백히 사료에 기록돼 있는 것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기봉(경기대 사학과) 교수 역시 “사실(史實)이 1과 2라는 숫자라면 상상력은 그 사이의 소수점에 머물러야지, 1과 2라는 숫자 자체를 바꿔서는 안 된다. 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메울 수 있지만, 누가 이겼는지 그 결과까지 바꿔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역사가에게 상상력은 사료의 틈새를 이어 주는 접착제 정도이듯, 사극 작가에게 상상력은 극 전개에 필요한 보조자료일 뿐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주몽>의 정운현 책임프로듀서는 더욱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조선시대 사극은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명백한 정사가 있기 때문에 역사적 왜곡문제나 고증문제에 부닥쳤을 때 균형 잡기가 비교적 쉽지만, 정사와 야사의 구분이 모호한 고대사의 경우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을 보면 잘못된 고증이라고 문제를 많이 제기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분분한 학설 중 하나만을 기준으로 잡고 재단한다. 아직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한단고기>(한국 상고의 단군조선을 대통일 민족국가로 서술한 책)에 지나치게 경도된 이야기도 있고, 국수주의에 가까운 선정적 비난도 있다. 우리 역시 드라마를 준비하며 사료 검토를 했고, 전문가의 감수를 받는다”며 “고대 사극의 경우 무엇을 정사라고 볼 것인가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반박한다. “<주몽>은 <삼국사기>를 뼈대로 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국사기>에도 주몽에 관한 기록은 3~4장밖에 안 나와요. 나머지는 전부 상상력으로 채워야 합니다. 문제는 주몽과 소서노에 관한 수많은 사료 중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죠. 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는 “<주몽>을 만들며 정사에 대한 이견이 많은 고대사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 작가의 상상력을 용인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2006년 여름 느닷없이 불어닥친 사극 열풍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김기봉 교수는 “역사적 관심이 높다는 것은 그 사회가 그만큼 위기라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에 대한 불만족 및 병리현상이 사극에 대한 광풍을 낳았다”고 분석한다. 현실의 불만족을 과거를 통해 해소 혹은 보상하려는 심리가 사극 열풍의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사극 열풍의 가장 큰 문제로 ‘민족주의의 과잉’를 꼽았다. 사극에 불어닥친 민족주의 바람 그는 “우리 사극을 보면 과거사는 굉장히 영광스럽게, 근현대사는 어둡거나 치욕적으로 그려진다. 이 같은 경향은 예전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최근 더 심해졌다”고 지적한다. 동북공정, 북한 핵 문제, 독도 문제, 미국과의 갈등 등이 겹치면서 한반도를 넘어섰던 위대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가 고구려 시대에 대한 열망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현실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결핍을 보상하려는 목적으로 과거 조상을 호명하는 사극은 ‘자위행위’일 뿐 미래의 역사를 창조하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역시 “최근의 고구려 열풍은 고대사의 영광을 통해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대리만족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일본에 수도 없이 당했기 때문에 힘 있던 것들을 재발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고 말한다. 반면 임지현(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주몽>과 <연개소문>에 은연중에 나타나 있는 민족주의 바람을 경계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주몽>과 <연개소문>은 기본적으로 고구려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이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몽이나 연개소문을 영웅화하고 미덕으로 간주하는 것은 한민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이것을 다른 것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고구려를 우리의 역사 모델로 찾는 것 자체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국이 되지 않고 식민지가 됐다는 것에 대한 한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이는 식민지 경험과 한국전쟁을 치르며 비극적 삶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죠.” 그는 최근 일고 있는 고구려 열풍이 “제국주의 논리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논리와 규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제국주의 역사학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제 고구려에 대한 접근이 달라져야 합니다. 고구려 사람은 어떻게 살았는지, 그때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관계를 맺고,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 하는 문제들이 역사학의 관심이 되어야죠. 미디어 생산자들이 역사를 ‘영웅들의 놀이터’처럼 만들어 놓는데, 이는 대중의 수준을 못 따라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임지현 교수는 그러면서 “미디어가 오히려 국가 건설시기의 신채호식 영웅주의적 사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대중들은 유명한 역사가의 저서보다 사극을 더 많이 본다. 역사가들이 사극을 만드는 제작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비판적 역사학자라면 그런 욕망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볼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지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효림_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2006년 09월호] 2006.08.3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