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마오쩌둥 사후 30년…] 지금 중국에선… 작성자 박현숙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3716 등록일 2006/9/11 (20:53) [마오쩌둥 사후 30년…] 지금 중국에선… 마오는 대륙의 ‘정신 원자폭탄’ ▶최근 농촌과 도시빈민을 중심으로 마오쩌둥을 ㅈ추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 도심에 있는 마오쩌둥 동상 청소작업을 하고 있다. “3년 전 탄생 110년 이어 또 붐… 天安門서 세계 마오주의자 추모제도” 동방이 붉어진다, 태양이 떠오른다 /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나왔네 / 그는 인민의 행복을 위해 힘쓴다네 / 에헤야~ / 그는 인민의 구세주로세….” 1964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5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대형 음악무용 서사시 ‘둥팡훙(東方紅)’의 첫 구절이다. 당시 총리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직접 연출, 지휘를 맡기도 했던 둥팡훙은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중국인의 향수를 자아내는 노래다. 원래 이 노래는 1943년 항일전쟁시기 중국 산베이(陝北) 지방의 한 농민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과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기 위해 지은 평범한 ‘민요’였다. 그 후 이 노래는 60년이 넘도록 유행을 타지 않는 중국인의 ‘올드송’이 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큰 서점인 시단서점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눈앞에 마오 관련 서적이 한눈에 즐비하게 들어온다. 마오 사망 30주년을 맞아 올 초 ‘기획출판’된 마오 관련 서적들은 현재 중국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돌풍을 일으키며 맹렬한 기세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미국인 로스 테릴이 쓴 <마오 전기>는 출판사도 놀랄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로스 테릴의 <마오 전기>는 1980년대 말 중국에서 번역본이 나온 이후 1990년대 초까지 100만 권 이상 팔려나가 ‘빅 히트’를 친 마오 전기집 가운데 하나다. 지난 1월 개정증보판이 나온 이후 5만 권 이상 팔려나갔으며 지금까지 네 번이 넘는 재판을 찍어내고 있다. 이 책을 펴낸 인민대 출판부는 <마오 전기집> 외에도 8권의 마오 관련 해외 유명 저작물을 잇달아 번역 출판했다. 이들 역시 올해 마오 사망 30주년을 ‘노리고’ 출판한 책이다. 마오 저작 출판 붐과 관련해 지난해 중국 저장(浙江)성에서는 이른바 <황금서>라는 마오 저작집이 출판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은 전체가 금으로 만들어져 권당 인민폐 1만~2만 위안을 호가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주문이 쇄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황금서>는 나중에 당국으로부터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 사망 30주년을 맞아 벌어지고 있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초대형 마오 동상 건설이다. 최근 들어 ‘붉은 여행’상품으로 개발돼 새로운 여행 명소로 각광받는 마오의 고향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거대한 마오 동상을 건립 중이다. 이 동상은 미국 자유의 여신상보다 80m 이상 높다고 한다. 중국의 가장 약한 고리로 불리는 티베트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마오 동상이 건설 중에 있다. 오는 9월9일 마오 사망 30주기 기념일에 맞춰 공개될 예정인 이 동상은 중국에서는 가장 큰 마오 동상이다. “중국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방송 제작 및 무대 연출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프로덕션업체 사장인 쑨타오(여·35)는 다른 또래들답지 않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마오 주석’을 꼽는다.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자신을 평가하는 쑨타오는 “마오쩌둥은 중국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그런 위인은 중국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의 지략과 전략은 어떤 지도자도 쉽게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라며 위대한 혁명가로서 그를 존경하는 것 외에도 그에게서 인생의 지혜와 회사 경영전략을 간접적으로 배우기도 한다고 쑨타오는 토로한다. 마오가 <수호전> 등의 고전을 즐겨 읽으며 선인들의 지략을 배웠듯, 자신도 마오 저작집을 읽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지략을 배운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쑨타오처럼 마오사상을 학습하려는 젊은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최근 들어 부쩍 마오와 마르크스 사상 학습을 강조한 이후 각 대학 및 국가기관 내에서는 전문적인 ‘학습소조’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오사상 학습소조’ ‘마오정신 학습반’ 등의 이름을 붙인 이들 소조는 학교와 회사 측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확대일로라고 한다. 이들 학습소조는 중간에 중국 혁명의 성지인 시바이포(西柏坡)나 옌안(延安) 등 대장정의 길을 따라가 보는 현장학습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1960년대 문화대혁명이 한창일 때 젊은 홍위병들이 마오의 혁명사상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대정정 길이나 전국 각지의 농촌으로 체험여행을 떠났던 이른바 ‘경험 대교류’운동을 방불케 한다. 9월9일 마오 사망 30주기를 앞두고 ‘마오깃발’ 등 마오를 추모하는 각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러한 ‘체험여행’을 제안하는 네티즌이 숱하다. 쑨타오는 “예전에는 마오시대를 경험했던 중년 이상의 사람이나 마오쩌둥을 그리워했지만, 지금은 마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세대들도 상당수가 마오를 그리워한다. 이것은 일부 젊은 사람이 차츰 ‘좌경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빈부격차 등과 같은 현재 중국사회의 첨예화한 모순이 이들을 좌경분자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마오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사람들은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해 고위 지도자들도 최근 들어 부쩍 마오와의 사상적 ‘혈연적 유대관계’를 강조한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의 최근 행보는 이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후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 취임 직후인 2002년 12월 혁명 근거지인 시바이포를 찾았는가 하면 2003년 9월에는 최초의 중국 공산당 소비에트 기지였던 장시(江西)성 징강산(井崗山)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 초 춘절 기간에는 마오의 혁명 근거지였던 옌안을 찾아 신농촌 건설을 강조했다. 당시 그는 마오가 말했던 ‘양개무필(兩個務必, 당원들의 청렴·겸손·근면함)’을 내세웠는데, 그 후 이 양개무필 사상은 후 주석의 주요 ‘지침’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번 마오 사망 30주기를 전후해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중심으로 마오를 추모하는 중국 내외 좌파들의 추모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해외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어 베이징 당국은 ‘웅장한’ 추모축제와 함께 이들의 시위도 경계해야 하는 ‘비상상황’에 놓여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무리의 추모인파가 외치는 구호는 다같이 ‘마오 주석은 영원한 우리의 지도자’다.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에 반기를 들었다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몽골에서 죽은 전 국방부장 겸 국가부주석 린바오(林彪·1907~71)는 한때 마오사상을 중국의 ‘정신 원자폭탄’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는 원자폭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는 없는 무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오사상이다. 정신 원자폭탄은 우리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있기 때문에) 제국주의는 우리와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톈안먼 광장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 마오는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중국인들의 ‘정신 원자폭탄’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      관련기사 [마오쩌둥 사후 30년…] 마오 숭배 그 배경과 의미는? [마오쩌둥 사후 30년…] 마오 신격화 어디까지 왔나?      박현숙_중국전문 자유기고가  [2006년 09월호] 2006.09.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