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장사할 때 영문‘홈피’는 기본 작성자 권오석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10962 등록일 2006/11/9 (23:26) 장사할 때 영문‘홈피’는 기본 척박한 땅 개척한 ‘강소국’…토론 즐기지만 속내는 숨겨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는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느낌을 준다. 조선시대 때 제주도 근해에서 표류하다 한국에 들어와 생활했던 하멜이 다소 고생을 했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악연이 없다. 네덜란드는 강소국이라 할 수 있다. 경상북도만 한 땅에 1600만 명이 살고 있지만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를 웃돈다. 그러나 여기에는 명암이 있다. 근로소득의 40~50%를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네덜란드 근로자는 외국인이 볼 때 한마디로 처량하다. 엄청난 세금으로 인해 젊을 때 여유자금이 생길 여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근로소득자가 퇴직자를 전적으로 부양하는 전형적인 유럽식 사회복지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좋은 말로 사회복지 천국이다. 그러니 ‘더치페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타고난 상인으로 평가받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오랜 무역 경험을 가진 네덜란드는 장사에 매우 강하다. 가진 것 없이 개간한 땅으로 국가를 키워간 민족답게 장사 논리체계가 깔끔하다. 확실하지 않은 거래는 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활발한 토론문화에 익숙하다. 네덜란드인은 지위고하, 남녀 구분없이 대화나 토론에 익숙하다. 특정 주제를 놓고 상사든 부하직원이든 터놓고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 상담할 때에도 자유롭고 진지하게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가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네트워크를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인터넷보다는 대면상담을 선호하며, 한 번 만난 사람과의 인연을 이어가기를 원하는 편이다. 그래서 세미나든 리셉션이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기회가 되면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기를 좋아한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네덜란드와 교역하려면 몇 가지 상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선 영문 홈페이지가 필요하다. 네덜란드에서는 영문 홈페이지가 있으면 기본적인 신뢰 형성을 할 수 있다. 이 홈페이지가 있으면 회사나 제품 소개를 생략할 수도 있다. 또한 초면에 간단한 선물을 하면 초면임에도 더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고가의 선물은 피하고 가격이 50유로 내외의 선물을 고르는 것이 좋다. 진지하게 상담하되, 마지노선 또는 히든카드는 나중에 꺼낸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흔히 쓰는 상술이다. 이들은 ‘화란 상인’답게 진지하게 듣고 관심을 보이며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본인의 속내는 털어놓지 않는다. 수출 상담을 하러 온 우리 기업이나, 투자유치 상담을 하러 온 유관기관들에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상담할 때 우리 쪽 이야기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건을 사줄 바이어를 설득하고, 한국 투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그러나 명확한 수치나 증거도 없이 주관적인 콘텐트를 가지고 와서는 우리 물건이 무조건 최고이며, 우리 지역이 최고의 투자 적격지라고 시작부터 끝까지 자랑만 늘어놓다가는 상담 결과가 없기 십상이다. 상담시간이 끝나면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철저하다. 상대방 의중을 파악하려면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게 유도해야 한다. 상대방을 미리 연구해 세련된 질문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호감이 상당히 높다. 이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발전시켜 한국과 네덜란드 간의 경제적 협력을 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권오석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 부장  [862호] 2006.11.0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