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저축은 끝났다. 이제는 투자시대” 작성자 이상재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5655 등록일 2006/4/28 (10:18) 투자교육총서 발간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저축은 끝났다. 이제는 투자시대” 연간 292회 국민 대상 투자 교육 … “펀드 투자보다 자기계발 먼저 해야” http://magazine2.joins.com/magazine/component/articlephoto/200512/Title_20051226181148-001.JPG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33년, 그리고 292회. ‘33’은 강창희(59)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이 증권업계에 근무한 햇수이고, ‘292’는 지난 한 해 동안 강 소장이 투자 교육 강연을 다닌 숫자다. 내년이면 환갑이 되는 그는 증권업계에 근무하는 유일한 현역이다. 연간 292회의 강연은 근무일수로 따지면 하루 1.2개꼴이다. 33과 292, 모두 소중한 숫자지만 강 소장은 요즘 33을 잊고 산다. 대신 수백 명을 모아놓고 하는 투자 강연이든, 지방의 백화점에서 10명 남짓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든 투자 교육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지방 강연이 많아지면서 토요일이 거의 사라졌다. 대신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부산에서 강연을 마치고 아귀찜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이때 소주 한 병을 시켜 절반쯤 마십니다. 남은 소주를 가방에 넣고 대구로 올라옵니다. 여기서 강연을 한 다음에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시켜놓고 남은 술을 꺼내는 게 습관이 됐어요. 이제는 식당에서도 ‘소주 반 병 마시는 손님’으로 통합니다.” 이런 그에게 ‘투자 교육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 투자교육이 뭐기에. “대학 4학년 때 우연히 ‘증권거래소 직원 모집’이라는 공고에 끌려 시험을 치렀습니다. 나중에 대우증권으로 옮겼고, 투신사 사장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33년이 지났네요. 투자 ‘교육’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투신사 사장을 할 때입니다.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서입니다.” 투자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이제 더 이상 두 자릿수 금리는 없다. 저축에서 투자로 방향을 돌리지 않으면 마땅히 재산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 역시 투자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본격적으로 장기적인 자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그는 “이제 본격적인 투자 시대가 열릴 것이기 때문에 투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신사 사장 제의를 마다하고 지난 2004년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에 취임한 이유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3∼4년 전만 해도 투자 교육을 한참 하고 나면 ‘주가는 언제 오르느냐’ ‘어느 종목을 사야 되느냐’는 질문이 대부분이었어요. 기껏 정석 투자를 강조했는데…. 허탈하죠. 지금은 달라요. 자신에게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상담할 때가 더 많아요. 보람을 느끼지요.”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야 ” 최근 강 소장은 『펀드 투자로 행복한 미래를』이라는 투자 교육서를 출간했다. 책 위에는 ‘미래에셋 투자 교육 총서’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다. 조만간 『한·미·일 3국에서 본 한국 증시의 미래』 『현명한 부모는 돈보다 지혜를 상속한다』 등이 나올 예정이다. 포켓 사이즈에, 158쪽밖에 안 되는 적은 분량이지만 강 소장과 미래에셋에는 의미가 남다르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s)’는 슬로건을 직접 써줄 만큼 관심이 높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10%대 금리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투자의 필요성부터, 장기적인 자산운용의 필요성부터 왜 분산 투자가 중요한지, 좋은 펀드를 고르는 요령은 무엇인지에 대해 쉽게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강연만으로 투자 교육을 한다는 것이 한계가 있어 교육 총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실리적으로 하는 사회 공헌’이기도 하지요.” 그는 유달리 ‘쉽게’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투자 교육은 목사님 설교와 비슷해요. ‘이웃을 사랑하라’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마라’처럼 아주 고전적인 격언들은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아는 내용입니다. 그런데도 목사님이 하면 더 설득력이 있어요. 일단 쉬운 말을 쓰고,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니까 이해하기 쉬운 거지요. 좋은 투자 교육도 비슷합니다. 절대 어려운 말 쓰지 않고, 실제 사례를 인용하는 거지요.” 강 소장은 ‘실제 사례’로 자신의 집안 얘기를 자주 한다. 최근 그의 아내가 월 100만원 정도 보험료를 내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가입했다. 그래서 아내에게 “변액보험은 보험의 옷을 입었지만 내용은 펀드다. 그러니까 원금이 깨질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모르고 있었단다. 그래서 “펀드니까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가 중요하다. 어느 회사가 운용하는지 아느냐”고 묻자 역시 모른단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변액보험은 수수료가 비싸다. 7년 이상 부어야 원금이 나온다. 이것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했다. 이렇게 집안 얘기를 하고 나면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대한 교육을 80%쯤 한 것이다. 제1의 투자원칙은 건강 그러면 강 소장이 강조하는 투자 원칙은 뭘까. 일단 건강이다. 행복한 노후 대비를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이 원칙은 설명이 필요 없다. 둘째는 국민연금이다. “확정급부형 상품 가운데 이보다 더 좋은 상품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 소장은 “가정주부인 아내를 포함해 우리 부부는 몇 년 전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이 펀드 투자다. “저는 보통 나이에 맞는 투자를 권합니다. 100에서 자기 나이대를 뺀 만큼 주식형 상품에 가입하라는 겁니다. 가령 저처럼 50대라고 하면 주식형 상품에 50%를 투자하고 채권형과 초단기 운용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각각 40%, 10%씩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런 투자비율 원칙을 정해놓고 6개월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re-balancing)하는 거지요.” 가령 주식시장이 호황이어서 주식형 펀드 자산이 65%로 늘어나면 여기서 일부를 빼서 채권형과 MMF에 넣어둔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내년께부터 주식형 상품 투자 비중을 40%대로 낮출 작정이다. “아내는 용감한(?) 성격이어서 ‘도’ 아니면 ‘모’식의 투자를 선호해요. ‘주식이 호황인데 왜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느냐’고 핀잔을 주지만 저는 자산 투자 원칙을 바꿀 생각이 없어요.”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투자 엔진’은 직업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인적자본에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런 다음에 여유가 있으면 펀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강 소장은 현역에서 물러나더라도 NPO(Non Profit Organization·비영리조직)에서 “적어도 80세까지는” 투자 교육을 계속할 작정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인적자본 투자도 쉴 틈이 없다. 일요일 오후면 여의도 미래에셋 사옥에서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일본 경제신문을 스크랩하는 그를 발견할 수 있다. 투자교육총서 발간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1947년 전북 익산생 서울대사대부고·서울대 농경제학과 졸업 1973년 한국증권거래소 1996년 대우증권 상무 1998년 현대투신운용 대표 2001년 굿모닝투신운용(현 PCA투자신탁운용) 대표 2004년∼現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이상재 기자 (sangja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