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미늑약 결사 반대 작성자 문화연대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5529 등록일 2006/5/1 (8:59) 한미 FTA는 한미늑약! 대중투쟁밖에 [인터뷰] 문화연대 정책위원장 심광현 강준상 기자 한미 양국 정부는 6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사전준비 협의를 갖고 한미 FTA 1차 본협상을 오는 6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1차 본협상에서는 양국이 각자 준비한 초안의 세부사항들을 비교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농축수산업계 비상대책위원회’와 ‘스크린쿼터 사수와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회’(이하 영화인대책위)는 각각 기자회견을 가지고 한미 FTA 반대운동 계획을 밝혔다. 영화인대책위는 6일 오후부터 광화문 시민광장에서 146일간의 장외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지난 3월 3일 문화연대에서는 방송, 미디어, 언론 등의 종사자가 모여 ‘시청각 미디어 분야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한미 FTA에 대한 정세발표를 한 후 향후 대응에 대한 토론을 하고, 8일 오후 2시 공대위 발족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심광현 문화연대 정책위원장을 만나 한미 FTA와 스크린쿼터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프로메테우스 : 먼저 스크린쿼터 축소가 발표되는 과정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부의 갑작스런 축소 발표에 대해 영화인들은 뒤통수를 맞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심광현 : 첫째는 과정과 절차의 문제가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영화법 개정을 위해서는 먼저 개정을 예고하고 관계당사자들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 원래 모든 법령을 폐지하거나 개정하려면 관계당사자들하고 미리 협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영화인들은 협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협의하지 않고 개정을 발표했다. 민주화된 시대에 군부독재시절에도 하지 않던 절차를 밟았다. 한미 FTA는 군사작전 △ 지난 2월 2일 한미 FTA 공청회. 이날 농민단체는 공청회의 부당한 절차를 '요식행위'라고 비판하며 단상을 점거했다. ⓒ 프로메테우스 자료사진 둘째, 이 문제는 스크린쿼터만이 아니다. 한미 FTA에는 쌀이 걸려있다. 한미 FTA 추진의 문제 안에 있는 것이다. 2월 2일 한미 FTA 공청회가 있었다. 설이 끝나자마자 공청회를 연 것은 관심을 돌리려고 계획적으로 그런 것이다. 또 몇 시간 만에 공청회가 무산되었는데도 공청회는 했다고 발표했다. 형식적인 것이었다. 마치 군사작전같이 이뤄진 과정이었다. 프로메테우스 : 그렇다면 그렇게 군사작전같이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렇게까지 해서 정부가 얻는 것이 무엇인가? 심광현 : 그것은 한미 FTA가 군사작전이기 때문이다. 100% 경제개방에 군사협정을 더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번역하면 한미합병이다. 한미경제안보합병. 옛날식으로 표현하면 한미늑약, 한미보호조약이다. 프로메테우스 : 한미 FTA에 대한 현재의 논란은 국익에 대한 것,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경제개방에 군사협정을 더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심광현 : 일반적인 FTA를 보면 그렇다. 그러나 FTA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있다. 나프타도 100% 개방은 아니었다. 부시의 발표에서 100% 경제개방에 군사협정까지 포함한다고 이미 발표되어 나와 있다. 한국정부는 이에 대해 90% 개방이라고 말했다. 얻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본과 재벌의 측면, 다른 하나는 노무현 정권이 얻는 측면이다. 한미 FTA의 국익이란 이미 국제자본인 대기업의 이익 첫째는 1ㆍ2ㆍ3차 산업 전부를 희생하되 2차 산업의 자동차, 반도체, 섬유, 조선 분야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경제적 재벌들의 영역이다. 그러나 그게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밖에 안 된다. 이미 미국 경제에서 이번 FTA에 대한 손익계산이 나와 있다. 우리는 대미 흑자국에서 대미 적자국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재벌들의 입장에서는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니까 하는 것이다. 노무현정권에게는 남북단일경제권을 통한 흡수통일 둘째는 정권싸움에서는 무슨 이득이 있는가이다. 남북관계에서 이득이 있다. 미국이 서울에서 남북회담을 열도록 해주고 하루빨리 남북단일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한미 FTA의 대가로 남북단일경제권을 주겠다는 말이다.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적인 대통령으로 남는 셈이다. 노대통령이 국내문제를 이해찬에게 맡기고 자신은 큰 일만 하겠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왔는데 그 말뜻이 바로 이것이다. △ 2월 2일 농민단체와 영화인대책위가 함께 기자회견하고 있는 장면. ⓒ 프로메테우스 자료화면 그러니 재벌들과 정권의 이익이 맞으니까 한미 FTA를 하는 것이다. 창비(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서동만이 남북단일경제권에 대해 논문을 발표했으니 참고해보면 좋다. 남북단일경제권이 형성되면 어떤 이득을 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그는 과거 안기부 차장 출신이다.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서울에서 남북회담을 개최하고, 단일경제권을 형성하면 흡수통일이 되는 셈이니까 역사적 업적을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김대중 정부부터 이어져 왔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반발도 거셌고, 미국도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권으로 바뀌었다. 프로메테우스 : 재벌과 정부, 여야의 이해관계가 모두 한미 FTA와 맞아떨어지는 것인가? 심광현 : 그렇다. 이해찬이 국무총리가 되고 나서 삼성이 경제의 주도권을 잡아 왔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그때이다. 한나라당은 자본의 이득을 취한 다음에 정권을 잡을 계획 한나라당은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여는 것은 싫어하지만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그것은 그들의 당론이기도 하니까. 결국 자본의 이득을 위해서다. 한나라당은 정권과의 마찰은 피하고 경제는 잡고자 한다. 그래서 대연정론도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다음 정권에서 자기들이 차지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 :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스크린쿼터를 내주고 한미 FTA 협상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문화다양성 협약을 근거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다양성 협약 체결될 때 한국의 여러 단체에서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심광현 : 그때는 FTA를 이렇게 기습적으로 발표할 줄 몰랐다. 문화다양성 협약이란 국회비준이 없으면 효력이 없다. 국가가 비준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은 국내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것이지 그것에 목숨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대중투쟁밖에 없다. 외국에 호소하고 대중적 투쟁 동력을 만들어내고... 프로메테우스 : 스크린쿼터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한미 FTA에서 미리 내준 것이다. 맞바꾼 것도 아니고. 갑작스럽기는 했겠지만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일일 것도 같다. 또한 국내 영화산업 내부의 영화다양성 문제도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그나마의 문화다양성조차 죽이는 것 △ 2월 17일 '쌀과 영화 -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 촛불문화제'에서 영화인들이 아침이슬을 함께 부르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자료사진 심광현 :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 문화다양성은 완전히 죽는다.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웰컴 투 동막골> 같은 영화는 상영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 영화산업 내부의 문제도 그나마 쿼터가 보호해준 것이다. 쿼터가 없었을 때는 더 심각했다. 93년엔 점유율 15%까지 떨어졌었다. 사람들은 쿼터가 계속 작동해온 것으로 잘못 안다. 그러나 과거에는 쿼터 없이 한국영화를 40일 정도 틀어줬다. 혹시 한국영화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다. 그래서 <결혼이야기> 같은 영화가 상영됐던 것이다. 99년 <쉬리>부터 한국영화가 뜨기 시작한 것이다. 프로메테우스 : 결국 <쉬리>같은 대자본의 영화의 성공으로, 영화산업 구조가 스타와 마케팅 중심의 산업으로 간 것 아닌가? 심광현 : 망한 영화도 많은데 잘된 영화만 기억하고 있다. 대자본 영화중에도 망한 것이 많다. 전체적인 편수를 보면 다양성은 증가했다. 프로메테우스 : 영화산업 구조가 블록버스터 중심으로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심광현 : 그 문제는 스크린 쿼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자꾸 연결 지어 얘기하면 안 된다. 자본이 들어와 장사가 잘 되니까 더 큰 자본이 들어오는 것이다. 프로메테우스 : 영화인 대책위에서 쿼터를 이야기하면서 한류 등을 언급하며 영화산업이 이후 한국문화산업의 중심이 될 것인데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류를 없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 섹션에 ‘신자유주의와 영화’라는 섹션이 있었다. 한국 영화산업이 동아시아 영화산업의 허브로 기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류 영화계가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심광현 : 그건 국가에서 하는 이야기지 영화계에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한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경제적인 측면과 문화적인 측면이다. 부산영화제도 문화적인 면에서 동아시아의 허브가 되겠다고 한 것이지 경제적으로 장악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 또 이은(명필름 대표)을 주류 중의 하나로 볼 수는 있지만 역시 중소자본이다. 오기민(마술피리 대표), 김광수(청년필름 대표)는 주류영화인이라고 볼 수 없다. 주류 영화인이란 말을 쓸 때도 무엇이 주류, 비주류이고 영화산업 내 대자본, 중소자본인지 제대로 보고 말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한미합방이나 다름없는 FTA다. 스크린쿼터는 문제가 아니다. 영화산업은 망할 수 있다. 그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다. 스크린쿼터는 부차적 문제, 한미 FTA의 본질을 알아야 한미 FTA의 본질을 알려야 한다. 스크린쿼터는 그 안에 있는 하나일 뿐이다. 과거 BIT에 저항하자고 했을 때 민주노동당, 문화단체, 시민단체 아무도 함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크린쿼터를 들고 나오면 대중의 관심권 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주류 영화계니 이런 쪽에서 반성해야 할 것이 아니라 좌파-운동권이 분열되어서 한미합방이 발표됐는데도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언론도 침묵하거나 딴 소리만 하고, 각자로 분열된 채 모르고 있는 것이 정말 반성해야 하는 문제다. 그런 한심한 상황에서 노무현과 정부는 한미 FTA가 우리에게 유리하고 좋은 것이라 홍보하고 있다. 저항이 있으면 밟고 가라는 지침을 공식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이다. 남북경제단일화 되면 양극화가 두 배가 될 것이다. 독일의 10년에서 봤지 않은가. 우리의 양극화 강도는 더 셀 것이다. 이런 문제를 알리고 사회운동을 결합시키기 위해 뛰어야 한다. 영화인들에게도 각성을 시키고 더 뛰도록 해야 한다. 스타들이 움직여서 대중에게 효과를 주면 다른 단위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른 단위들이 안 움직이는 것이 문제다. 국민들을 서서히 움직이게 하는 것이 대중투쟁의 첫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