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IRS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
작성자 Jaso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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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9567 등록일 2007/3/31 (6:16)
미 국세청이 마침내 꺼내든 비장의 무기 (07-2006)

 


프라이빗 텍스 콜렉터

미국에서 탈세를 하거나 아니면 세금보고에 문제가 있게 되면 연방 국세청(IRS)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연방 국세청에서 보낸 편지는 매우 정중한 문구로 씌여져 있다. 그러나 내용은 당신이나 당신의 회사가 이렇게 저렇게 내야되는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액수를 언제까지 보내라고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만약 세금 내는 것을 착각하거나 계산을 잘못해 줄이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탈세를 시도한 것이라면 연방 국세청 조사관이나 법원 수사관들의 예기치 못한 방문을 받기도 한다. 일단 이들이 들이 닥치게 되면 가게와 집에 있는 컴퓨터 본체는 물론 구석구석을 뒤져서 현금을 숨겨 놓고 있지 않는지를 조사 받는다. 만약 현금이 발견되고 탈세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 지나간 수년간 또는 수십년간의 세금과 벌금을 몰아서 천문학적인 규모로 추징을 당하게 되고 만약 이것을 갚을 능력이 없으면 내야하는 세금과 벌금을 계산해서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연방 국세청은 이같은 세금 추징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국체청에서 직접 나서서 세금을 추징했는데 이제는 소위 민간 추징회사 (프라이빗 콜렉션 에이전시)를 앞세워 일단 세금 낸 것이 의심스러우면 조사부터 벌인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연방 국세청이 산하 조직을 이용해 세금 낸 것의 진실성을 조사하고 세금을 추징하는 것보다 아예 외부의 민간 콜렉션 에이전시에 맡기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부 조직으로 운영하게 되면 관료주의나 복지부동 의식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특히 최근 들어 높은 임금과 의료비용, 연금 부담 등으로 공무원 조직을 운영하는 것 보다는 아웃소싱 형식으로 세금추징 일을 맡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국세청은 얼마 전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라인바거 고갠 블레어 앤 샘슨(Linebarger Goggan Blair & Sampson. 이하 라인바거) 등 3개의 대형 법률회사(로펌)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 3개 법률회사들은 기업과 개인이 맡긴 채무회수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이 국세청과 계약해서 받아내기로 한 추징세금 액수만 무려 14억달러였다.

국세청이 30여개 법률회사, 민간 콜렉션 에이전시들을 공개입찰에 붙인 뒤 라인바거 법률회사 등 3개를 택한 이유는 조직과 능력에서 미국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바거의 경우 텍사스를 포함해 10개주에 총 1천5백명의 채무 회수 전문인력을 두고 있다. 라인바거는 이미 연방 국세청과 계약을 하기 전에도 시카고, 달라스,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주요 도시와 지방 자치단체 총 1천8백개와 계약을 맺고 세금을 추징하는 일을 대행해 왔다.

국세청이나 각 자치단체들이 라인바거와 같은 법률회사에 세금추징 일을 맡기는 것은 예산절약, 효율증대, 조직의 슬림화 등 뿐만 아니라 돈이 잘 걷히기 때문이다. 법률회사가 아닌 일반 콜렉션 에이전시의 경우에는 부지런히 전화하고 편지를 보내서 채무를 갚으라고 재촉하지만 일단 법률회사에서 세금을 추징하거나 채무를 갚으라고 할 때는 반드시 “이 것을 안 내면 언제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는 위협적인 내용이 붙어 있다.

재판에 가 봐야 극빈자가 아니면 안낼 수도 없고, 일단 법원에 출두해서 송사를 벌여 판결을 받게 되면 일종의 전과자로 기록이 남기 때문에 이들 법률회사들의 실적은 다른 콜렉션 에이전시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혹하기 그지 없다. 예를 들어 개인소득세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서 연방 국세청으로부터 추징 편지를 받게 됐을 때는 소명기회가 있다. 만약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이 아니라면 정확한 서류를 첨부해서 연방 국세청으로 보내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법률회사에서 콜렉션 에이전시로 나서면 소명 내용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변호사를 선임하든지 아니면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고 위협한다.

당연히 법률적 싸움을 하려면 돈이 들고, 해 봐야 채무송사에 전문적인 법률회사와 싸워 이길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재판 위협을 받는 채무자 입장에서는 근거가 없는 요구가 아니라면 무릎 꿇게 된다.
이 때문에 납세자 단체에서는 연방 국세청이 자신들이 해야 할 추징업무를 민간 회사에 맡겨 “시민과 시민간의 싸움을 부추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방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내야 할 세금과 채무를 정부와 시민 사이에서 해결하지 않고 엄청난 수수료를 매개로 시민과 시민의 문제로 변경시켰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시민단체에서는 연방 국세청이 와인바거 등 법률회사에 수수료로 추징금 총액의 무려 24%를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만약 와인바거 등 법률회사에서 콜렉션 에이전시 기능을 대행해 한해 1억달러를 추징했다면 와인바거는 2천4백만달러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수수료는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나 부담인데 이것이 정부로 환수되지 않고 일반 민간회사로 빠져 나가게 하는 것도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예산 적자를 이유로‘작은 정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국세청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민간 콜렉션 에이전시 시스템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Jaso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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