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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제에 떠도는 서브프라임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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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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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4/7 (11:22)


	[칼럼 인사이드] 美경제에 떠도는 ‘서브프라임 유령’ 서브프라임 파장으로 불확실성 증가하면서 주식 투자심리 위축시켜… 우려보다 파장 크지 않아 폭락장세가 다시 반복될 확률은 낮지만, 반대로 커다란 활황세가 나타나기도 어려울 듯 조영제·美 ITEconomy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07.04.06 13:54 / 수정 : 2007.04.07 06:22 조영제·美 ITEconomy 이코노미스트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회사들이 연이어 커다란 손실을 발표하면서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미 올 들어 30여 곳의 모기지 회사가 파산을 신청했거나 문을 닫았다. 지난 2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여온 월가의 금융업종 지수는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해 또 한 차례 큰 폭으로 떨어졌고, 다우존스지수도 지난 3월 5일 1만2050으로 단기 최저점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스프레드가 7%포인트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 몰고 올 신용경색과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2003년에 전체 모기지 시장의 9%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신규 모기지의 20% 가량으로 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급성장한 까닭은 주택가격의 상승과 비교적 낮은 이자율, 모기지회사의 난립과 경쟁으로 인한 대출자격요건의 완화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서브프라임 대출의 신용이 질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다.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상환능력이 의심스러운 고객에게 주어졌던 대출에서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82%를 차지하는 가장 위험성이 높은 서브프라임 ARM(변동금리 모기지)의 경우 최근 연체율이 14.4%로 올라섰다. 주택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한 연체율이 단기간에 호전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모기지 회사들이 대출요건을 강화하고 신규 대출을 억제함에 따라 서브프라임 차입자 중 일부는 만기연장을 하지 못할 것이다. 대출상환압력에 몰린 대출자가 주택을 팔려고 내놓을 경우 주택재고가 늘어나 부동산가격을 더욱 하락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 주택소유자의 7% 정도가 모기지 잔액이 주택가격보다도 많은 소위 ‘네거티브 에쿼티(negative equity)’ 덫에 빠져 있다. 다행인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화가 미국 주택시장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추정치) 가량으로 전체 모기지 총액(10조2000억 달러)과 비교할 때 그리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모기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라임(우량) 모기지의 경우 아직 신용경색이나 신용등급하락 등의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30년 만기 프라임 고정금리 모기지 이자율은 6.34%에서 6.14%로 떨어졌다. 이자부담이 낮아진 것이다. 지금 미국 경제는 주택시장을 제외하면 비교적 건실한 편이다. 실업률은 4.5%로 낮고 일자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물가상승률도 안정돼 있다. 요컨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해진다 하더라도 프라임 모기지를 포함한 전체 주택시장이 경착륙하거나 미국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의 원인이 미국 경기의 침체 때문이 아니라 대출기관의 느슨한 심사기준과 관행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브프라임보다 중요한 변수는 주택가격 그 자체다. 아직까지는 미국에서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 지출 감소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많은 일자리 창출과 임금 인상에 힘입어 미국의 실질 소비지출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될 경우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비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의 활황세를 경험한 곳은 미국만이 아니었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유럽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도 집값 상승을 경험했다. 글로벌 주택시장의 상승은 전 세계적인 저금리정책의 부산물로, 글로벌 과잉유동성 현상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따라서 경기침체나 이자율 상승 등으로 과잉 유동성 거품이 빠지기 시작할 경우 일부 국가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GDP(국내총생산)에서 주택산업 연관 효과가 높은 스페인·아일랜드·영국 등은 주택시장 침체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은 담보대출인정비율이 미국보다 낮고, 부동산 담보 대출 시장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시장과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모기지 때문에 주택시장이 충격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모기지저당증권(MBS)처럼 모기지 연체·부도의 파장이 다른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금융상품 통로가 없는 것도 다행이다. 서브프라임은 한동안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파장이 크든 작든 관계없이 어쨌든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를 움츠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파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2월 말의 중국발(發) 세계증시 쇼크와 같은 폭락장세가 다시 반복될 확률은 낮지만, 반대로 커다란 활황세가 나타나기도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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