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일대 학원가 3,200여 명 조사…전국으로 수사 확대해
■ 위조 문서 적발 건수 급증…학위 위조 사이트만 100개 웃돈다
■ 유명무실한 학원 벌점 제도…사건 터지고서야 방향 수정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학원 강사 학력 검증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발단으로 연이어 터진 ‘학위 위조’ 사태. 급기야 전국의 학원가를 강타하며 강사들을 벌벌 떨게 하고 있다는데…. ‘가짜공화국’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학위 사기 요지경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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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는 문을 지키는 로마신화의 수호신이다.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흔히 ‘이중인격자’를 야누스에 빗대 표현하는 이유다.

최근 들어 학력 위조 사건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사건 이후 그 동안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부분이 크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신정아 씨를 발단으로 이지영·이현세·심형래·이창하·김옥랑·정덕희·윤석화·정경수….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유명 인사의 이름만 늘어놓아도 숨이 찰 지경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학력을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노라고 해명하기에 바쁘다. 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야 하는 것일까?

출세를 위해,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의 이력을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학력을 위조한 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을까?

실력보다 학위가 우선시되는 학원시장

지난 7월26일 오전 10시, 송파경찰서 지능수사2팀 사무실은 분주했다. 무려 3,200여 명에 달하는 강사 명단을 서울지방교육청으로부터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었다. 고병천 수사과장은 “첩보를 통해 수사를 진행 중인데 상당수 강사가 허위 학력이거나 학위를 위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11개 대학에 학위 조회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그로부터 10여 일 후인 지난 8월3일 송파경찰서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른바 ‘가짜 졸업장’인 위조 학위증을 이용해 송파·강남 일대 학원에 취업한 강사 31명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 31명 중 한 사람인 A(33) 씨를 만난 것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7월27일. A씨의 상황을 주변 사람에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 오후 7시쯤 학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 공원에서 만났다.

A씨는 송파의 한 보습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생김새나 말투 모두 점잖은 스타일로, 평범한 학원 강사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질문을 참고 기다리자 이윽고 A씨가 말문을 열었다.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나온 대학도 나쁜 대학은 아닌데….”

A씨는 자신의 과욕을 자책하고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어떤 방식으로 졸업장을 위조했습니까?
“어느 회사 인사담당자로 있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친구 가방이 열려 있더군요. 가방 안에는 그 회사 신입사원의 인사서류가 있었습니다. 졸업장을 보니 사립 S대학교 것이더군요. 갑자기 무엇에 씌웠는지 집으로 몰래 가지고 와 버렸습니다. 그 졸업장을 컴퓨터로 스캔 받아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집어넣어 가짜 졸업증명서를 만들었어요.”

― 이 사실을 본인 말고 아는 사람은 없나요?
“아무도 모를 겁니다. 그 친구도 제가 이런 짓을 한 것을 알면….”

그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어두운 표정의 A씨. 그 역시 알고 보니 서울의 한 사립대 영문과 출신이었다.

그가 처음 학원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대학 졸업 직후의 일이었다.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학원 강사생활을 시작한 A씨는 이후 서울의 신흥 학원가로 떠오르던 노원구 일대로 옮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학벌 따위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문제는 송파 일대 학원가로 넘어오면서 발생했다. 누가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학력이 좋으면 취업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송파·강남·서초 같은 지역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믿었단다. 그러던 와중에 A씨가 입수한 것이 사립 S대의 졸업장이었다.

▶인터넷 위조서류 제작 사이트에서 만든 위조서류 양식.

그는 S대가 자신이 졸업한 학교보다 사회적 평판이 높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 학교 출신으로 둔갑해 버렸다. ‘학력’이라는 자신의 껍데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남 학원가에 만연한 ‘학벌지상주의’를 비판했다.

“강남 유명 학원의 강사들은 모조리 명문대 간판을 달고 있어요. 강사들의 꿈은 그런 곳에서 강의하는 것인데, 명문대 졸업장이 없이는 꿈도 못 꿀 일이죠. 강의를 잘하고 못하고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이어서 “한번 학위 세탁에 성공하면 그 다음에 학원을 옮길 때는 훨씬 수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지난 3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국내 유명 국립·사립대 3개 학교의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활동한 학원장 및 학원강사 27명을 공·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불리는 명문대 졸업자로 위장한 사람들을 적발한 것이었다.

당시 서울대의 학위를 위조한 한 강사의 이야기는 A씨가 말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검거 당시 한 학원의 원장이었던 B(40) 씨는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일문과 4학년 중퇴생이었다.

기상천외한 수법 총동원해 위조

그는 강사 시절 서울대 출신임을 사칭하고 학원을 세 번 옮겨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학원에서도 그의 학위를 의심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다. B씨는 그 일대 학원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은 강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 번째 옮긴 학원에서 서울대 출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졸업장을 요구했다. 결국 B씨는 고민 끝에 돈을 주고 학위를 위조했다. 물론 제출 당시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훗날 결국 허위 학력이 들통나면서 그의 학원가 신화도 무참히 깨져버렸다.

A씨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H대 국어국문학부를 다니다 중퇴한 P(30) 씨. 그는 소위 ‘CC(Campus Couple)’인 같은 학교 같은 과에 다니던 여자친구의 졸업증명서를 이용했다. 여자친구의 졸업장에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넣어 직접 위조한 P씨는 강남 일대 논술 학원에서 3년간 국어강사로 활동했다. 그의 경우도 B씨와 마찬가지였다. 졸업만 안 했을 뿐 H대 출신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데다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컴퓨터 등을 이용해 학위 증명서를 위조한 A씨와 P씨의 경우는 상당히 낮은 단계의 위조에 속한다. 경찰에 적발된 강사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웹사이트를 통해 학위를 위조해 주는 전문 브로커와 접촉했다. 이들을 통하면 국내 주요 대학 가짜 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전문대 출신인 K(37·여) 씨. 그는 지난해 4월 한 인터넷 학위 위조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브로커 C씨(26·지명수배)에게 40만 원을 주고 유명 사립대 수학과 졸업장을 구입했다. 그런데 K씨가 접촉한 브로커 C씨에게 대학 졸업장 등을 의뢰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증거가 포착됐다. K씨를 수사한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브로커 C씨의 계좌로 50만~ 150만 원을 보낸 2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했다는 것이었다.

브로커 C씨는 태국 등 해외에서 위조 졸업증명서를 만들어 국내로 보냈다. 하지만 이 브로커를 체포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송파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인터폴에 의뢰하더라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를 오가며 활동하는 사람들이어서 잡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국제 공조 수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실제로 체포에 이른 사건도 있다. 지난해 8월 경남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위조 서류 제작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전문적으로 각종 서류를 위조한 일당을 적발했다. 그 일당 중 한 명인 태국인이 체포된 것이었다.

이 태국인은 자신의 방콕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수요자를 모집한 한국 내 알선책으로부터 주문을 받았다. 이 주문을 토대로 가짜 학위 등 위조 서류를 정밀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완성된 위조 서류가 국제 택배를 통해 수요자에게 직접 발송된 것이다.

그렇다면 위조 서류의 수요는 어느 정도일까?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특급 탁송화물을 통해 국내에 밀반입되다 적발된 각종 공·사문서가 2004년에는 4건, 20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80점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12건에 70여 점이나 적발했다. 한마디로 급증세라고 할 만하다. 과거의 위조 트렌드는 주로 신분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대학 졸업증명서나 성적증명서 등 학력 관련 위조 서류가 절반을 넘을 정도로 그 비중이 커졌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지금도 학위 위조 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있다. 간단한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는 학위 위조 사이트만 10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위 위조 검거 사건들은 기획수사다.

강사 겨냥한 ‘마녀사냥’ 비판론 일기도…

그마저 한정된 인력으로 너무 많은 수를 상대하다 보니 세밀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경찰의 한 관계자는 “외국 대학 학위 위조처럼 일일이 공문 보내 확인해야 하는 수사는 애당초 꿈같은 일”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외국어학원의 강사들을 수사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이유다.

그래도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사회에서 학원 강사에 대한 학위 검증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만 해도 강남을 기점으로 노량진과 목동 학원가 일대까지 수사가 확대된 상황이다. 또 지난 8월5일에는 부산지방경찰청이 부산시교육청과 공조수사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국적으로 검증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자칫 잘못하면 강사만을 겨냥한 ‘마녀사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8월1일 늦은 밤, 강남의 한 유명 학원에서 강의를 하다 허위 학력이 들통난 H(34·여) 씨를 만났다. 이미 한 차례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던 그는 인터뷰 도중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물론 저의 잘못이 크다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강의 실력에 전혀 차이가 없음에도 학벌이 달리면 학원에서의 대우가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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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씨는 지방 국립대 출신이다. 그런 그가 명문대인 Y대 졸업자라고 속이고 출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포착됐다.

― 혹시 학원 측에서 학위 증명을 요구하지는 않았나?
“요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학위 위조를 부추기는 낌새였다.”

―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나?
“원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우리 학원에서는 SKY 출신을 확실히 키우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사건을 수사한 송파경찰서도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한 수사관은 “일부 학원장이 강의는 잘하지만 소위 학력이 떨어지는 강사들의 학위 위조를 주도했다는 첩보가 들어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사관은 “학원장과 강사의 공모 여부도 이번 수사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사들의 증언에 의존해야 하고 뚜렷한 증거를 밝혀내기가 어려운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 또 학원이 모든 책임을 강사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할 경우 학원 측에 책임을 묻기가 곤란해질 수도 있다.

이런 우려는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7월29일 저녁 7시, 앞서 만났던 A씨가 근무하는 학원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우리 학원도 피해자입니다. 나는 위조된 학위인지 전혀 몰랐고, 학원이 불이익을 당할 경우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생각입니다.”

물론 A씨가 학원 원장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원장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사전 검증은 불가능했을까? 이에 대해 종로의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강사들의 학력 조회를 대학에 요청해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고 실상을 말해 주었다.

학부모들의 터무니없는 눈높이도 문제

그렇다면 처벌의 수위는 얼마나 될까? 현행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허위 학력 강사가 적발될 경우 학원에 대해서는 무자격 강사 채용(벌점 5점), 강사 인적사항 허위 게시(10점) 등 벌점 총 15점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학원의 영업정지는 벌점 31점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너무 낮은 처벌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학원 강사의 허위 학력이 적발되면 해당 학원에 교습시간 무단 연장(5점), 운영과 관련된 부조리(10점), 허위 과대광고(10점), 환경 불량(5점) 등을 정밀 조사해 영업정지가 가능한 수준까지 불이익을 줄 방침을 세웠다.

강사의 학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실시되자 일부 학원에서는 강사들이 먼저 사표를 쓰고 잠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목동의 한 보습학원 강사는 “유명학원 강사 10명 가운데 2~3명은 학력을 속였다는 소문이 학원가에 파다하다”며 “이미 학력 위조 강사 중 일부는 잠적했다”고 전했다.

취재 중 만난 강남의 한 외국어학원 원장은 이런 말을 했다.

“요즘 학부모들 눈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SKY로도 안 먹힐 때가 있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 운운하는 아줌마들이 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어이가 없다. 그런 학교 졸업한 사람들이 미쳤다고 여기 와서 아이들에게 영어 가르치고 있겠나?”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 “강남에서 뜨면 다른 데서는 난다”는 말이 있다. 강남 학원가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학원 강사들의 말이다. 그들은 뜨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런데 실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학위’라는 종이 한 장이다. A씨에게 ‘스타 영어 강사 이지영’의 학위 위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긴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강사인 제가 봐도 실력이 있는 분이신데…. 제가 그 입장이 되니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거짓말을 한 강사, 거짓을 요구하는 사회, 거짓에 환호하는 학부모…. 우리는 거짓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이번 학원 강사 허위 학력 파동은 그 구조적 모순을 여실히 보여줬다. ‘나의 거짓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되는 요즘이다.

졸업장 등 위조 자격증 제조·거래 유형

“3가지 고전적 방식에서 ‘따이공’ 활용한 다국적 위조까지 활개” 졸업증명서를 포함한 위조 자격증의 제조·거래 유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경남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종래 3가지에서 최근 5가지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래의 3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개인이 제조해 지인에게 판매 국내에서 일어나는 사기 방식이다. 규모가 작으며 사적 거래가 대부분이어서 적발이 까다롭다. 인터넷 웹사이트 활용법 인터넷으로 가짜 증명서 제조 의뢰를 받아 국내에서 제조하거나 외국에서 위조 후 국내로 밀반입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이용자도 많다. 인터넷으로 해외 위조업자에게 의뢰해 택배로 받는다 두 번째 유형의 변형이다. 국내 브로커가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등 해외 위조업자에게 인터넷을 통해 직접 의뢰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조된 위조 서류는 국제 택배로 안전하게(?) 배송된다. 세 번째 유형의 경우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위조업자의 소재가 주로 중국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동남아 전역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서버도 한국이 아닌 외국에 두는 것이 예사라고 한다. 그래야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 수법이 점점 더 검거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치 영화 제목처럼 ‘잡을 테면 잡아 봐(Catch me if you can)!’ 하는 식이다. ‘따이공’이라고 불리는 보따리장사 이용법 위조 증명서 반입 방식이 달라진 경우. 중국에서 국제 택배 대신 보따리장사, 일명 ‘따이공’을 이용해 국내로 반입하는 방법을 쓴다. 주로 인천항을 이용해 밀반입한 이들 서류는 국내 택배로 고객에게 전달된다. 다국적 위조극 새로 등장한 기상천외한 수법이다. 주문받는 곳은 중국이고, 위조하는 곳은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인 경우다.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수록 찾아내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