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미 금리차 확대, 콜금리인하 압박 예상 작성자 연합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13065 등록일 2008/1/31 (10:21) 2008년 1월 31일 (목) 09:06   연합뉴스 <한.미 금리차 확대, 콜금리인하 압박 예상>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중앙은행이 30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해 연 3.00%로 낮춤으로써 한국의 콜금리(연 5.00%)와의 격차가 2%포인트로 벌어졌다. 내외 금리차 확대로 인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하의 시기 및 폭을 둘러싼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 중앙은행이 대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그만큼 미국 경기 하강의 위험성이 커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1천500억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이라는 경기부양책과 연이은 금리 인하로 침체일로에 있는 미국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미국의 경기 하강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은이 아직은 이렇다할 금리 조정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경우 한은도 이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세계 경기둔화 우려..동반 금리인하 압박 = 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4%에서 4.1%로 수정했다. IMF가 작년 7월에 제시했던 전망치 5.2%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상하면서 전망의 전제로 세계경제 성장률을 4.6%, 미국의 성장률을 1.8%로 설정했다. IMF의 수정 전망이 적중한다고 가정하면 한은의 분석 프레임도 하향 쪽으로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발 경기 침체로 인해 세계경제 전체가 동반 하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등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를 중시하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펴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을 살펴볼 때 미국의 금리 인하에 결국 유럽도 시차를 두고 동참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곧 한국의 콜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내외금리차 확대..깊어가는 한은의 고민 =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가 2%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다. 2001년 9.11사태 직후 미국이 급격한 금리 인하 행보에 나서면서 두 나라의 정책 금리차가 2%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며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금리를 연 1.0%까지로 낮췄을 때인 2003년 6월부터 2004년 중반까지는 금리차가 2.75%포인트까지 확대된 적도 있다. 미국이 저금리로 치닫는 가운데 한국이 상대적 고금리를 유지하면 한국의 채권 매입을 위해 달러화 유입이 촉진된다. 이는 곧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며 해외 부문을 통한 통화공급 확대를 초래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내외 금리차 확대로 인한 무위험 재정거래로 외국계 은행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손쉽게 돈을 버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한은이 미국을 뒤쫓아 콜금리를 내릴 경우 과잉 유동성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어 한은의 선택이 쉽지 않다. ◇ 자금시장은 금리인하 기대심리 팽배 = 주가 급락의 여파로 채권값은 연일 급등,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작년말에 비해 0.7%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시중자금이 증시에서 은행으로 환류하면서 CD 금리도 연일 폭락하고 있다. 자금시장의 수급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지만 이면에는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성장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정책당국의 입장에 비춰보면 당장 콜금리를 인하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4.7% 성장의 전제로 삼은 세계경제 성장률과 국제유가 시세 등이 계속 빗나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은도 곧 콜금리 인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이다. 증시가 별다른 악재가 없는 가운데 폭락 장세를 연출한 것은 경제주체들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시킨다. 미 중앙은행이 이달 22일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0.75%포인트나 인하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당시 뉴욕증시가 휴장 가운데 전세계 증시가 폭락했던 `블랙먼데이'의 충격이 뉴욕증시에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증시 폭락은 한은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2월 금통위의 시그널 주목 = 2월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개최된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열리는 금통위가 2월에는 설연휴로 인해 셋째 주 화요일로 연기됐다. 다행히 한은으로서는 해외시장 흐름과 국내 경기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좀 많아진 셈이다. 아직까지 한은이 콜금리 조정에 관해 시장에 던진 시그널은 거의 없다. 1월 금통위때까지 시그널이 전혀 없었고 그 사이 각종 간담회와 한은 간부의 연석회의 등에서도 이성태 총재가 특별히 주목할만한 언급을 하지 않아 2월 금통위에서 갑작스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월에 액션이 없더라도 대내외 상황 변화에 따른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에 대한 언급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언급의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가 관심거리다. shpar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