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래지향적 환율정책
작성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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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84 등록일 2006/1/18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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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이유는 없다. 대외 무역을 하는 입장에서는 지급이나 영수의 가격지표로써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충분한 이해나 분석 및 전망 없이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영위하기 어렵다.
보다 싼 가격으로 수입을 하기 위해서는 환율이 낮아야 하며 수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환율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제 전반적으로 수출입이 동시에 일어나는 점을 감안한다면 환율은 양면의 날을 가진 칼임을 인정해야 한다.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에서는 환율관리가 항상 정부정책의 우선순위 상위에 꼽힌다. 원자재와 소비재의 수입에 초점을 맞춘다면 낮은 환율이 국민경제에 이롭지만 한국처럼 부존자원 하나 없는 상태에서 먹고 살 돈을 마련하려면 어느정도 가격경쟁력을 지원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환율이 필수조건이다.

환율 문제는 단지 무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본의 흐름이 더욱 중요해진 현재 세계 환경에서 환율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무역수지적자 개선을 위해 환율을 관리하지 않는다. 그보다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환율을 조작한다.

그러나 아무리 전세계 정치·경제를 주름잡는 미국이라고 해도 환율을 마음대로 만들지는 못한다. 최강국의 의지를 받아들여도 상관없을 만큼 납득하기 충분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전세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정부당국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지 후진국에서 보는 항시다발적인 개입에 시장이 굴복당한 적은 없다.

환율이란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모든 나라의 각종 동향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끊임없이 적정선을 찾아 움직이는 동적 지표다. 일국의 힘으로 자국의 입맛에 맞는 환율을 이끌어낼 수도, 유지할 수도 없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환율문제는 전쟁과도 같다. 그것도 피아구분없이 매시각각 전선이 변하는 복잡한 전장터에서 생존을 위해 수없이 전략전술을 바꿔야 하는 난해한 일 말이다.

자유무역체제(WTO)가 화두로 떠오른 21세기에는 고정환율제마저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7월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 것이 WTO체제의 질서를 받아들이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굴지의 다국적기업들이 몰리는 세계공장으로 부상했으면서도 저작권 문제를 등한시하고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묵살하는 국가지만 환율에 대해서는 변화무쌍하고 문제가 많은 자유환율변동제로 발을 옮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환율을 무역의 가격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비전없이 연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나 당국의 근시안적인 태도 때문에 숲은 못보고 나무만 쳐다보는 일이 후진적인 관치경제에서 되풀이된다.
중국 제조업의 부상 속도와 기술을 고려한건데 한국에서 손꼽고 있는 중공업형의 제조업 기반은 금새 잠식될 일이다. 조선업계가 아무리 고부가가치선에 투자한다고해도 작년까지의 호황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 가전은 이미 기술력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단계이며 자동차 또한 엔진제조 등 핵심기술 몇가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환율방어는 기본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매년 특정 목표를 설정하고 낮은 변동성을 선호하는 정책은 장기적인 효과를 보지 못한다. 2006년에는 외환자유화와 호가 비공개라는 2가지 무기를 구비했다고 하지만 충분하지도, 충분할 수도 없는 대책이다.

환율등락에 따른 일희일비는 이제 민간이 자체소화해낼 일이며 정부는 환율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쪽으로 관점을 돌려야 한다. 제조업은 한국이 했던 것처럼 신생 후진국에서 거둬갈 영역이며 환율영향과 크게 상관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나와야 한다.

환율로 죽고 사는 게 아니라 환율이라는 공기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을 직시한다면 경직적이지 않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경제가 될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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