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비자 불만 속에 미래 숨어있죠” 작성자 중앙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9291 등록일 2006/5/9 (10:42) [미래를 발견하는 새로운 눈] “소비자 불만 속에 미래 숨어있죠” 2001년엔 없던 시장 만들어낸‘비즈니스 예언자들’의 격정 토론 이 글의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인터뷰 대상자였던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의(衣) 분야를 대표하는 EXR KOREA 민복기 대표, 식(食)의 레드망고 주로니 대표, 주(住)의 매스스터디스 조민석 대표가 각각 미래를 보는 시각과 노하우에 대한 의견을 펼쳤다. 편집자 권민(이하 권): 그동안 2010의 미래 키워드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시고 인터뷰를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오늘은 미래의 키워드를 찾는 마지막 토론 자리로 그동안 생각했던, 그리고 상상했던 키워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의식주 분야에 새 시장을 만들었던 여러분이 2006년 현재 시점에서 2001년을 한번 돌아보았을 때, 당시에 상상했던 시장이 과연 그대로 이루어졌는가라는 점입니다. 먼저 EXR 민복기 사장부터 이야기해주시지요. 민복기 대표(이하 민): 저는 미래를 보는 눈을 가졌다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생각으로 새 시장을 본 것 같습니다. 저는 나이키와 필라라는 스포츠 시장에서 수십 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포츠 시장은 저에게 익숙한 세계였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저는 고객들이 원하는 다른 시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고객들은 아직 스스로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객의 열망을 형상화했고, 그것을 체험시킬 만한 그 무엇인가를 찾았던 것입니다. 트렌드 리더들에게 섹시하게 젊게, 그리고 트렌드하게 보여줄 만한 그 무엇이 없었죠. 그【?만든 시장이 캐포츠이고, 그 안에 EXR을 심었습니다. 주로니 사장(이하 주): 저도 비슷합니다. 웰빙이라는 거대한 트렌드가 왔지만 그 트렌드를 대표할 만한 아이스크림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 청담동에서 고가에 팔렸지만 그것은 기호 상품으로 있었습니다. 웰빙 아이스크림 시장이 없었던 것이죠. 소비자들에 원하는 음식과 한국인 특유의 함께 먹는 방식, 그리고 그 당시 싸이라는 커뮤니티와 디지털 카메라가 붐을 이루면서 레드망고의 예쁜 토핑을 사진 찍어서 올리는 문화와 트렌드가 결합되어 시장이 폭발한 것 같습니다. 조민석 대표 (이하 조):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저도 비슷한 시장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원했고 그 공간 안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었지만 대부분은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이었죠. 저희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특별한 공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근태 소장(이하 한): 그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합리적인 직원들의 반발은 없었습니까? 특히 리더가 제시하는 비전이라는 것은 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무리한 현실의 갭이라고 할 수 있잖습니까? 주: 물론 내부 직원 간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갈등을 즐기고 또한 생산적인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갈등이 오히려 미래를 좀 더 구체화시키는 작용도 합니다. 조: 저희의 경우 항상 새로운 세계를 보아야만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갈등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민: 저희는 좀 달랐습니다. 캐릭터 스포츠 캐주얼이라는 캐포츠 시장을 만들어야 했기에 스포츠 출신과 캐주얼 출신, 그리고 다른 영역 출신들 간의 개념 정립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권: 그럼, 2006년에 지난 5년 동안의 시장을 보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과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입니까? 민: 지금까지 트렌드와 품질에 집중해 상품을 만들었지만 문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선 미흡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하다 보니까 성숙에 대해 미처 대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주: 저는 브랜드가 계속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희가 리뉴얼에 대한 준비를 바로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선두 브랜드라고 한다면 마케팅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희도 성장에 비해 변화의 속도는 늦은 것 같습니다. 권: 미래의 변화를 읽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원래 계획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나요? 조: 한국의 경우 매우 변화가 심한 상황인데 저희 회사는 변화를 즐기고 변화를 주도하고 싶었습니다. 트렌드의 변화와 저희 크리어티브와 일치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 좋은 땅은 이미 건물들이 들어섰고 이제 남은 것은 좀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에 새 건물을 지어 지역의 변화를 이끌고 싶은 개발업자의 요구와 저희 요구가 맞았던 것 같습니다. 권: 미래의 시장을 열면 항상 경쟁자와 모방자가 나타나는데 그 점에 대한 대비책은 없었습니까? 주: 저희는 선도 브랜드로서 끊임없이 메뉴 변화에 노력을 했습니다. 음식이라는 게 원조의 개념이 있기에 항상 변화를 주도했죠. 어차피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은 맛의 기준에서는 차별화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상품을 통해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 심었고, 경쟁 브랜드를 단순히 따라하는 모방 브랜드로 만들었죠. 민: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정교한 디자인과 독특한 디테일을 통해 모방을 원천적으로 막았습니다. 권: 새 시장과 미래의 모습을 발견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민: 저는 집착이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새로운 욕구와 시장에 대한 집착이 또 다른 시장과 미래로 안내하는 것 같습니다. 주: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저는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트렌드의 끝에 대해 상상을 하죠. 저도 끊임없이 새로운 미래를 위한 상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조: 저는 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이든지 보는 성향이죠. 그런 습관이 미래를 읽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미래를 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인 것 같아요. 권: 좀 구체적으로, 미래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요? 민: 글쎄요, 저는 미래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욕구와 그들의 불만 안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EXR의 이름은 진화(evolution)와 혁신(revolution)의 합성어이죠. 또한 브랜드의 컨셉트도 진보(progressive)입니다. 계속 미래를 찾는 것이죠. 주: 저와 비슷하군요. 망고는 원래 녹색-빨간색-노란색 순으로 익게 됩니다. 저희는 ‘항상 다 익기 전의 레드 망고처럼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자’라는 뜻을 담고 있고, 한편에서는 붉은 색이 고객에 대한 열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항상 진보하는 자세를 갖자’라는 뜻으로 Became이 아닌 Becoming, 즉 무언가가 되고 있고 진보하고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조: 저도 비슷합니다. 저희 회사 이름인 ‘매스 스터디스(Mass Studies)’는 말 그대로 대중(Mass)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서 출발했습니다. 대중은 필연적으로 다루어야 할 새로운 가능성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매스 스터디스는 매스화를 거부합니다. 언뜻 들어보면 아이러니인데요. 말 그대로 아이러니 철학입니다. 저는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욕구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하되 그들로 하여금 획일화된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주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한 덕분에 제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오늘 처음 세 분이 함께 모였는데 서로 비슷한 사람 같지 않습니까? 참고로 약속은 12시에 했는데 대부분 11시30분쯤에 오셨더군요.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미래의 시간을 당겨서 사용한다는 뭏?우리에게 보여 준 것 같습니다. 주: 성격은 모르겠지만 성향은 비슷한 것 같군요. 민: 관점이 비슷한 것 같아요. 한: 바쁘신 시간 가운데 귀한 논의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권민 모라비안바젤 컨설팅 대표 (coel@moravian. 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