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법률시장개방 드디어 협상 돌입 작성자 lawtimes 이메일 홈페이지 조회수 2464 등록일 2006/6/7 (14:7) 법률시장개방 드디어 협상 돌입 법무부, 일단 단계적개방 원칙 유지… 5일부터 워싱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첫번째 협상이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에서 법률시장 개방문제가 주요 이슈중 하나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시장 개방은 우리 법률시장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변호사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지는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미국측의 가상적인 요구를 점검해 보고 국내 법률시장의 미치는 영향과 대책 등에 대해 시리즈로 집중 조명해 보기로 했다. 한-미 FTA는 미국이라는 거대 경제권과 시장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제2의 개항’에 비유된다. 이에 따라 법률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내 변호사 시장 질서가 대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변호사들은 국제법무에 관한 한 1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변호사와의 공존 내지 경쟁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법률시장개방과 관련된 미국측 FTA 협정문 초안이 지난 5월 법무부에 도착했으나 3년의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법조인들은 "미국 로펌의 국내 변호사 고용 및 동업 허용까지 포함 된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 따르면 국내 법률시장을 3단계에 걸쳐 개방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로펌은 한미 FTA 타결 직후부터 국내에 사무소를 설치하거나 국내에서 외국법률에 대한 자문을 할 수 있게 되고, 2008년부터는 국내법인과 업무제휴를 할 수 있게 되며, 2011년부터는 국내법인과 합작을 하거나 내국인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방안대로 한미 FTA가 체결 된다면 국내 법조인들은 엄청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법률시장개방은 이번 협상에서 1만1,261개의 품목분류 가운데 1개일 뿐이고, 규모도 작아 농산물처럼 법률시장 완전개방 반대만을 끝까지 고집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FTA 협상타결 시한이 내년 3월이기 때문에 최소한 내년 2월까지는 협상내용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방 시기는 미국 의회의 승인한계 시점인 2007년 6월 이후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7월부터 우리 법률시장의 전면 또는 부분 개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법무부는 일단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에 1차 양허안으로 제출한 단계적 개방의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외국변호사가 국내에서 본국법에 대해 자문하는 것은 허용하되 국내변호사를 고용하거나 국내법무법인 등과의 합작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하고 있는 법무부 김영준 국제법무과장(부장검사)은 “이제 국내 법률시장 개방을 위한 길고도 지루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국내 법률시장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측은 FTA협상에서 법률시장 개방문제를 주요 이슈중 하나로 강도 높게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25일 '2006년 무역장벽백서'를 내고 "한국의 법률서비스시장을 제한없이 개방하라"고 촉구한 것에서 엿 볼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일부 부처에서도 법률시장 개방을 방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내 변호사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변호사들은 법률시장 개방의 필요성은 불가피 하다면서 개방에 따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유창종 변호사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고 동북아의 금융허브를 추구하는 한국의 법률시장이 아직까지 문을 꼭꼭 걸어 닫고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2002년 법무부 법무실장 재직 때부터 변호사업계에 법률시장개방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을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세계적 로펌인 미국의 베이커& 매켄지에서 10년간 파트너변호사로 일한 적이 있는 화우의 윤호일 대표변호사는 “미국의 로펌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그동안 한국의 로펌들은 경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법률시장개방으로 외국의 초대형 로펌과의 경쟁은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다”며 “한국은 경제나 무역 등 영역에서 세계 10위권에 올랐지만 이에 비해 법조계는 훨씬 뒤떨어져 우리기업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력에 걸 맞는 법조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상원 기자 news8@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