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법개혁과 민주주의
작성자 차동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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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969 등록일 2006/6/12 (22:55)
사법개혁과 민주주의  
차동언 부장검사(서울중앙지검)

4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을 앞두고 온 국민이 대표팀에게 16강 진출을 위한 강력한 성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2002년에 우리 축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히딩크 감독을 통해서 우리는 지도자의 역할 내지 효율성의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축구에서와 같이 최근 들어 경제나 정치 분야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반면에, 사법제도에서는 지도자라 할 수 있는 판사와 검사에 의하여 독점적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사법제도 틀을 깨는 정반대의 논의가 사법의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논의되고 있어 흥미롭다.

그동안 사법제도는 우수한 실력을 가진 법조인의 전유물이었다고 하여도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는 대부분의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패러다임이 되어버린 것 같다.

국민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분쟁의 최종적인 판단인 판결이 밀실에서 결정되고 당사자 사이에 납득도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판사가 전문적인 논리로 설명한다 하더라도 그 판결은 생명력을 잃은 것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사법제도가 법조인에 의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이면에 이러한 생명력을 잃은 판결과 결정이 양산되면서 국민의 신뢰라는 사법제도의 기초 자체가 무너져 내렸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1년간의 사법개혁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이 되었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제도를 마련하는 노력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그 핵심은 국민을 광범위하게 사법절차에 참여시킴으로써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의 사법개혁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국민의 사법참여를 광범위하게 인정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새로운 사법참여 방안에 의하면 국민이 판사와 같이 직접 재판에 참여하여 재판의 진행 및 그 결과가 공정한지 여부에 대하여 감시와 조언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모의재판 결과 재판에 직접 배심원으로 참여하였던 국민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대하여 너무 만족하였으며 자신들이 단지 사법제도의 방관자가 아니라 직접 사법제도를 만들어 가는 주역이 된다는 자긍심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 사법참여 방안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는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플리바겐 등 신속처리절차를 두어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원칙과 효율성을 모두 얻어낸 데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의 비등한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자신의 독특한 카리스마와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결국 국민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히딩크의 모습에서 우리의 사법제도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면 과도한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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