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혈관신생억제제 항암제 역사를 새로 쓰다
작성자 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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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369 등록일 2008/1/1 (21:22)
혈관신생억제제 항암제 역사 새로 쓴다
암세포에 영양분 공급하는 혈관 생성 막아 암세포 죽게 해
기존 항암제에 비해 독성 적어 · 30개국서 40여 종류 임상실험 중
관절염·비만 치료제로도 개발 · 年10만달러 이르는 치료비가 문제
 
최윤정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 yjchoi@kisti.re.kr
 

 
 
우리가 평균 수명까지 살아갈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5명 중 1명이라고 한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항암제가 개발됐지만 획기적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화학요법제를 사용하면 암세포 수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키지만 독성과 부작용으로 인해 항암제를 투여받는 암 환자들은 큰 고통을 받는다.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했던 암 질환들이 최근 ‘혈관신생 억제제’를 통해 극복되고 있다. 혈관신생억제제가 항암제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암세포에 산소·영양 공급 막아

혈액은 각 장기 및 세포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고 각종 질환을 막는 면역기능도 수행한다. 혈액이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혈관이다. 그런데 이 혈관들이 새로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암을 치료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혈관의 생성을 막아 암세포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암세포의 크기가 1~2mm일 때까지는 확산을 통해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산소 및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커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혈관형성을 통해 이를 공급받아야 한다. 암세포의 전이는 암 환자 사망의 주원인이며 환자의 생존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암의 전이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이미 미세하게 전이됐더라도 전이된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혈관이 새로 생기는 것을 막는 방법을 이용하는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적다. 또한 일반 화학요법제는 이 약물에 내성을 가진 암세포를 출현시킬 수 있지만 혈관신생억제제는 약제 내성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혈관신생억제제 개발을 위한 연구는 포크만 박사(Dr. Folkman)그룹 등에 의해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혈관신생억제제를 찾아내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졌고, 1990년대 중반에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 2004년 혈관신생억제제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아바스틴(Avastin). /블룸버그

2004년에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장암 치료제인 아바스틴(avastin)이 혈관신생억제제로 공식 승인을 얻게 됐다. 현재는 40개 이상의 새로운 혈관신생억제제가 다양한 종류의 항암 치료제로 개발되기 위해 30개국의 관련 기관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이중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은 12건이어서 조만간 대거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혈관신생억제제들은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고, 따라서 기술개발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임상시험 증가 추이와 더불어 혈관신생억제제에 관한 논문발표 실적 및 특허 출원건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암 질환별 혈관신생억제에 대한 최근 20년간 논문발표 추이를 살펴보면, 유방암에 대한 논문 비중이 가장 크며 관련 논문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외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과 같은 암 질환 관련 혈관신생억제에 대한 논문수도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20년간의 관련 특허 출원 및 등록 추이 역시 해외특허의 경우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했고, 이후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과거 10년 전 특허와 현재 특허를 비교해 보면, 과거에는 제제(製劑) 및 응용 관련 특허가 적은 건수이지만 고르게 출원되었으나, 최근에는 단백질 분야의 출원이 다수 이뤄져 단백질 분야의 특허 성장률이 100%를 넘어섰다. 세계 혈관신생억제제 분야의 주요 출원인은 제넨테크(Genentech)사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관절염·비만 치료제로 확대도 가능

새로운 혈관 생성이 자율적으로 조절되지 못하면 암 질환뿐 아니라 관절염, 당뇨병성 망막증과 같은 각종 안과질환, 건선, 비만 등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혈관이 새로 생김으로써 발생되는 이러한 병들의 뚜렷한 치료제는 현재는 없는 실정이다.

관절염은 자가면역 이상이 원인이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관절 사이의 활액강에 생긴 만성 염증이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 많은 제약회사와 연구소가 관절염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혈관신생 억제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

노인성 망막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신생혈관성 녹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도 혈관신생 문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결국 눈이 멀게 되는 질환으로 혈관신생 자극 인자가 질병을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신생에 의한 안과질환은 적당한 치료제가 없어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사용하다가 진행이 악화되면 혈관을 소작(?灼·cautery) 또는 광응혈(photocoagulation)시키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혈관 증식을 막지는 못해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혈관 신생을 막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붉은 반점과 살비듬 피부가 특징인 건선은 피부에 생기는 만성 증식성 질환인데 쉽게 치유되지 않으며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정상인의 경우 각질세포가 한 달에 한 번 증식하는 데 반해 건선 환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증식한다. 이런 빠른 증식을 위해서는 많은 혈액이 공급돼야 하므로 혈관신생이 활발히 일어날 수밖에 없어, 혈관신생억제제는 이러한 건선의 새로운 치료제로 확대되고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커졌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조직은 암조직과 지방조직뿐으로 지방조직이 커지는 것은 마치 암조직이 커지는 것과 같이 혈관신생을 필요로 한다. 지방조직은 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지방조직이 커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관신생이 먼저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빨리 커지는 지방조직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비만억제제 개발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암 이외의 혈관신생 관련 질환들이 알려지면서 혈관신생억제제의 성공적인 개발이 암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질병에도 동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고성장

혈관신생억제제는 생명공학 및 생화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기술집약적 특성을 갖고 있다. 혈관신생억제제 주요 공급자인 제약회사들은 제품 특허를 바탕으로 독점적 또는 과점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거나 혈관신생억제제에 관한 장기간의 연구개발에 투입된 기간 및 비용을 들어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특성을 바탕으로 거의 살인적인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바스틴 치료를 계획하는 사람은 연간 1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보도한 바 있고 영국에서도 아바스틴 치료 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용은 약 8000만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혈관신생억제제가 이뤄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이토록 비싼 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바스틴은 출시 첫해인 2004년 5억5500만 달러, 2005년 11억8300만 달러, 2006년 18억5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아바스틴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평균 82.8% 고성장했고, 현재는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면서 독주하고 있다. 아바스틴을 따라 잡으려는 혈관신생 억제 물질들이 세계 각국 130여 개사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RI테크놀로지스(Technologies)’사에 따르면, 혈관신생억제 관련 항암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06년 기준 약 29억 달러이다. 지역별 시장 비율은 미국이 46.2%로 가장 크고 ?유럽 28.3%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14.2% ?기타 지역 11.3% 순이다. 앞으로 이 시장은 연평균 26.1% 정도씩 성장하여 2016년에는 293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별 향후 예측 연평균 성장률은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아시아 및 태평양 등의 지역이 높아, 약 32%씩 급격한 시장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의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가고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질환이 문제시되면서 향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치료제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혈관신생억제제는 새로운 항암치료제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기존의 항암치료법으로 한계를 나타낸 전이암의 경우 더욱 혈관억제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05년 네이처(Nature) 지에 소개된 카멜리에트(P. Carmeliet)의 예측에 의하면 앞으로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환자가 혈관신생 조절 목적의 치료를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전망이 밝은 시장을 겨냥해 우리 제약사들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혈관신생억제제 개발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입력 : 2007.12.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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