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도쿄….

패션의 중심지로 불리는 이 도시들에는 이맘 때가 되면 내로라하는 디자이너와 패션업계 종사자들이 우르르 모여 든다. 다가올 가을ㆍ겨울 시즌 유행을 제시하는 패션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컬렉션에 최근 젊은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시작되는 이탈리아 밀라노 컬렉션에서는 디자이너 이정민(39) 씨의 여성복 브랜드 데렐쿠니가 참가해 21일 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2004년 이탈리아에서 출시된 데렐쿠니는 출시 첫 해 가을부터 꾸준히 밀라노 컬렉션에 참가해 전시회를 가졌지만 무대에서 정식 패션쇼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로 건너간 이 씨는 명품 브랜드 루이자데카리아에서 수석 디자이너를 맡기도 했으며, 2003년 제일모직 상무로 영입된 이후 데렐쿠니를 론칭,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9일 열린 뉴욕 컬렉션에서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디자이너 크리스 한이 데뷔 무대를 가졌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크리스 한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마친 뒤 막스마라 등 유명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독립했다.

크리스 한의 가세로 뉴욕 컬렉션에 참가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는 재미 교포 두리 정과 리처드 최, 여성복 브랜드 와이앤케이의 강진영 씨 등 총 4명으로 늘었다.

이상봉, 조성경, 우영미, 문영희 등이 참가해 온 파리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에는 신예 디자이너 정욱준이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남성복 브랜드 '론 커스텀'에 이어 최근 세컨드 브랜드 '론 스튜디오'를 출시한 정 씨는 다음 시즌인 7월 열리는 남성복 컬렉션에서 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2002년부터 파리 여성복 컬렉션에 참가해 온 이상봉과 지난해 처음 얼굴을 내민 조성경(37)은 이번 시즌에도 파리 무대에 선다.

이 씨는 컬렉션 개막일인 25일 루브르 박물관에서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한국 고전 가구 문양을 모티브로 한 의상들을 선보인다. 이어 26일에는 조 씨가 웨스턴 호텔에서 패션쇼를 열고 재즈를 주제로 복고와 현대적인 스타일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런던 패션위크에서도 한국 디자이너를 발견할 수 있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신예 디자이너 배승연ㆍ정혁서 씨가 신인을 위해 마련되는 '온 오프' 무대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

15일 열리는 패션쇼에서 이들은 최근 영국에서 출시한 캐주얼 브랜드 '스티브 요니 스튜디오'를 선보인다.

디자이너 도향호 씨의 여성복 브랜드 도호는 내달 열리는 도쿄 컬렉션에 참가해 패션쇼를 연다.

도호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도 씨가 1998년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로 올해 도쿄 컬렉션 참가한 후 일본에 매장을 개설하고, 밀라노 등 유럽으로 무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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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디자이너들, 뉴욕 패션계 '노크'